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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화합 제스처로 추천” vs 이준석 “화합을 이렇게 하나”

입력 | 2022-06-15 10:52:00

국민의힘 최고위원 추천 놓고 연일 충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안철수 의원에게 보궐선거 당선을 축하하며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당 지도부 구성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안 의원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이후 2명을 최고위원으로 추천했지만 이 대표가 재고를 요청하면서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대표였던 안 의원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이후 국민의당 몫으로 배정된 최고위원 2명에 국민의힘 소속 정점식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추천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왜곡된 측면이 있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합당 이후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고위원 자리를 추가로 마련한 건데 목적과는 다르게 추천됐다는 것이다.


우선 정 의원의 경우 당초 국민의당 인사가 아니기 때문에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이 대표는 1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당헌‧당규를 바꾸면서까지 제가 통 크게 최고위원 2명을 합의했는데 국민의힘 출신인 정 의원을 추천하면서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최고위원들이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가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 의원에게 견제구를 날렸다는 말이 나온다. 안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검찰 출신인 정 의원을 통해 당내 주도권을 확보하려하자 이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정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안 의원과 친윤계는 아무 관계가 없다. 정 의원은 법률가로서 당에 많은 기여를 했고, 싫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정 의원에 대한 문제는 아니며, 정 의원보다는 국민의당 측 인사가 낫지 않겠냐고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14일 정 의원 추천과 관련해 “기왕에 한 당이 됐는데 국민의당 출신만 제가 고집하는 것 자체가 화합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히려 화합의 제스처로 추천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에 있는 현역 의원들 중에 지금까지 좋은 분인데 기회 못 가진 분들을 중에 제가 추천한 것”이라며 “화합에 좋은 시그널이지 굳이 꼭 국민의당 출신만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어떻게 보면 분열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 의원은 정 의원에 대해 “몇 번 서로 소통하면서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라고 알고 있다”며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과 정부와 가까운 사람들 아니냐. 여당 내에 대통령과 먼 사람이 있고 가까운 사람이 있고 이렇게 나누는 게 꼭 옳은 판단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가운데)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이 대표는 ‘화합의 제스처’라는 안 의원의 설명과 관련해 “화합을 뭐 이렇게 하느냐”며 “(당헌‧당규) 제도 변경까지 하면서 두 자리를 만들었고, 애초 취지대로 안 (전) 대표와 고락을 같이했던 국민의당 인사를 추천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우리 당 의원을 추천하느냐”고 반박했다.


또한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추천한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굉장히 날 선 발언을 통해 우리 당 구성원들에게 상처도 많이 줬다”며 “굉장히 논쟁적인 상황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안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과거 발언에 대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나올 수 있는 그런 여러 가지 말들 아니겠느냐”고 두둔한 상태다.


이 대표는 “제가 (최고위원) 두 자리를 만들었는데 왜 굳이 논쟁적일 수밖에 없는 명단을 주느냐”며 “국민의당에는 정말 최고위원을 할 수 있는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