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봄부터 현재까지의 호주의 인플루엔자 주간 양성 표본 수(6월13일 기준).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로 방역정책이 강화되어 덩달아 독감 환자 수도 줄었다. WHO
◇ 호주 독감환자 5월에만 6만명 넘어…2019년 같은달의 2배
2016년 봄부터 현재까지의 우리나라의 인플루엔자 주간 양성 표본 수. 2020년과 2021년, 그리고 올해까지는 독감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WHO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글로벌 인플루엔자 감시 및 대응시스템’(GISRS)에서 2016년 15주에서 현재까지 호주와 한국, 미국의 주간 인플루엔자 양성 표본 수를 비교해본 결과 현재 호주의 경우 확진자(표본)는 주당 1000명에 육박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 겨울 표본이 200명을 넘었지만 코로나19 기간에 발생이 미미했다.
미국은 2017년과 2019년 표본 수는 2만5000명을 넘었으나 방역이 완화되어온 겨울이었던 지난해 말과 방역이 완화된 올해 초반 이후 표본 수가 늘고 있다. 세 나라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손씻기 등의 방역이 철저히 지켜졌던 2020년과 2021년에는 독감 표본 수가 대폭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WHO 인플루엔자 참고 연구센터의 이언 바 부소장은 “호주가 큰 독감 시즌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 호주 유행한다고 우리도?…“어디서 유입될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사통팔달의 교통 수단 발달로 인플루엔자는 세계 어디에서든 인간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이 호주에서 우리나라로 전해지는 것뿐 아니라 싱가포르나 동남아는 거의 연중유행이라 이곳을 통해서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11~12월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할 독감이 어디서 유입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 변이 잦아 대비 쉽지 않아…2년간 유행 안해 자연면역자도 적어
2016년 봄부터 현재까지의 미국의 인플루엔자 주간 양성 표본 수. 독감이 창궐한 2017년과 2019년 표본 수는 2만5000이 넘었다. 또한 지난해 말과 방역이 완화된 올해 초반 이후 표본 수가 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WHO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인플루엔자는 유전정보를 RNA에 담고 있는 바이러스라 복제 도중 돌연변이가 잘 발생한다. 그래서 유행할 바이러스를 헛짚어 백신이 소용없어진 사례들도 상당하다. 다른 지역에서 유행한다고 무작정 그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만들어 대비할 수 없다는 의미다.
코로나19 거리두기와 개인 방역으로 인해 2년간 독감이 잠잠했던 것도 올해 독감이 폭발적으로 늘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독감 시즌에 바이러스 감염이 적으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운 인구가 늘어나, 다음 시즌 들어서는 더 큰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 호주, 세계 첫 트윈데믹…“우리도 거리두기 여부에 달려”
제약사 시퀴러스의 조너선 앤더슨 박사는 최근 열린 바이오멜버른네트워크포럼에서 “호주는 코로나 이전 수준의 독감 감염자와 코로나19 감염자가 동시에 발생(트윈데믹)하고 있는 첫 번째 국가라는 독특한 위치에 서 있다”며 “다른 나라들이 호주 독감 시즌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고 우리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이로부터 배우는 게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주 교수는 “2년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아 자연감염으로 인한 면역이 거의 없어서 우리나라도 올가을부터 유행한다면 호주처럼 큰 유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김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독감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올가을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해 거리두기를 강화하면 독감 환자도 줄어들고, 코로나19가 유행하지 않아 강화하지 않으면 독감은 폭증할 것”이라면서 “최악은 코로나19가 유행하지만 거리두기를 이전처럼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럴 경우 호주처럼 트윈데믹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