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총파업 돌입 8일 만에 파업 철회 결정으로 화물차들이 운행을 재개한 15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가 출입하려는 화물차량으로 분주하다. 2022.6.15/뉴스1
정부와 화물연대가 총파업 8일 만에 합의해 15일부터 현장에 조합원들이 복귀하고 있다. 물류도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다만 양측이 ‘안전운임제’를 언제·어떻게 연장할 지 등 세부사항을 결정하지 못하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세부사항 조율을 둘러싸고 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는 14일 국토교통부(국토부)와 5차 교섭에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및 안전운임 적용품목 확대 논의에 합의했다.
국토교통부도 “국회 원구성이 완료되는 즉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시행 결과를 국회에 보고할 것”이라며 “현재 운영 중인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연장을 지속 추진하고, 안전운임제의 품목확대와 관련해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안전운임제’는 낮은 운임으로 과로·과적·과속운행에 내몰린 화물운송 종사자의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화물차주와 운수사업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다. 현재 안전운임제는 컨테이너·시멘트 부문에 한정돼 있다. 2020년 1월부터 시행됐으나 일몰제에 따라 올해 말 종료된다.
문제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정부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계속 논의하겠다’는 추상적인 내용으로 봉합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국회의 세부적인 조율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화물연대는 지난 12일 협상 결렬 직후 불발의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치권을 향해 불신을 드러낸바 있다.
전문가들은 국회 세부 논의 과정에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국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안전운임제 제도화를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동전문가인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야당이 다수당이고, 현재 상황에서 정부가 뭔가 영향력도 센 상황이 아니다”라며 “국회가 (안전운임제를) 연장하면서 (동시에) 제대로 세팅(제도화)하는 단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우려했다.
물류업계 전문가인 조철휘 한국유통포럼 회장도 이번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 합의에 대해 “매끄럽게 타결이 안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매번 돌발상황에서 극적인 타결을 하려는 시도가 (노조와 정부 모두를) 너무 힘들게 한다”며 “이해 당사자들이 단기간에 뭔가 해결하기보다는 시간을 좀 들이면서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해결해 문제가 있는 부분의 ‘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