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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던 곳으로 돌아가”…뉴욕 한복판서 동양인에 후추 테러

입력 | 2022-06-15 20:24:00

사진=뉴욕포스트 캡처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동양인을 상대로 한 혐오 범죄가 벌어졌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그래픽 디자이너 니콜 청(24)은 지난 11일 일행 3명과 함께 맨해튼의 거리를 지나던 중 한 여성으로부터 인총자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당시 청은 일행 중 1명이 가방을 잃어버려 길모퉁이에 잠시 서 있었다. 이때 이들의 옆에 있던 한 여성이 청 일행을 향해 “나를 괴롭히는 거냐”고 말했다.

청 일행은 “당신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걸어야 할지 고민 중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여성은 “날 괴롭히려고 하는 걸 안다”고 재차 주장했다. 결국 청 일행 중 한 명은 “미안하다. 당신의 자리를 침범했다면 우리가 떠나겠다”며 사과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청 일행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그는 “날 괴롭히는 거냐. 왔던 곳으로 돌아가라.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청의 일행 중 한 명이 이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여성은 전화기를 툭툭 치며 위협했다. 구경하는 사람들을 향해 “너희 나라로 저 X들을 데려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분노를 표출하던 여성은 청 일행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고 도주했다.

청은 물로 눈을 씻어냈지만 30여 분간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고통을 느꼈다고 한다. 통증이 계속돼 병원 치료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청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일부 미국인들이) 동양인에 대한 증오를 내뿜고 있다”며 “도시에서도 혼자서는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토로했다.

뉴욕경찰 증오 범죄 전담반은 50대로 추정되는 이 여성 용의자의 뒤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