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자녀들 성교육은 이렇게 부모가 먼저 성에 대해 마음 열고 드라마 등 통해 이야기 꺼내보길 아이가 부담 갖지 않게 표정 관리 음란물 시청 자체를 죄악시 말고 현실과 다르다는 점 꼭 짚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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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스컴에서 청소년의 임신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여럿 등장했다. 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성(性)에 눈을 뜬 자녀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다.
학부모들이 성교육에 대해 궁금해하는 점을 딸을 둔 아버지이면서 서울시교육청 학부모 성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제균 JD북스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 봤다. 박 대표는 ‘성교육 하는 아빠의 괜찮아, 사춘기’라는 성교육 도서를 집필했다.
―성과 관련해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부모가 자녀의 성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어야 하나.
―집에서 성교육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영화, 드라마, 소설 등 매개체를 찾을 것을 추천한다. 중학교 2학년 이상에게 가장 쉬운 접근법은 ‘15세 관람가의 멜로드라마’다. 집에서 드라마를 같이 보다가 애정 신이 나올 때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이야기를 꺼내 볼 수 있다. 등장인물들은 어떤 감정인지, 왜 싸우는지, 이런 장면에서 키스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애정 신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이다.
아이가 집에서 ‘엄마, 학교에서 누가 사귄대’와 같은 이야기를 꺼내면 성교육을 할 절호의 찬스다. 고등학생쯤 되면 주변에서 성관계하는 친구들이 생기는데 아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면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이때 올바른 이성 교제가 무엇인지, 피임이 왜 중요한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다.”
“이성 교제에 대해 자녀에게 이야기를 할 때는 말이 아니라 표정이 중요하다. 부모의 목소리 톤과 얼굴 표정이 경직돼 있거나 동공이 흔들리면서 당황한다면 아이는 이를 읽는다. 그리고 ‘우리 부모는 내가 이성 친구가 있는 것을 무서워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숨기게 된다.
―자녀가 불법 동영상을 보는 것 같다. 부모로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다.
“아빠나 선생님 등 어른들도 불법 음란물을 본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안다. 아이들에게 ‘나쁜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으면 아이들은 ‘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우리 부모님도 불법 동영상처럼 성관계를 할 텐데’라는 생각에 부모를 ‘더럽다, 나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 대신 불법 동영상, 불법 음란물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 동영상이 현실이 아니라는 게 제대로 교육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문제가 생긴다. 남자 아이들은 성관계를 할 수 있는 20대가 되면 불법 동영상에 나온 것을 현실에서 답습하려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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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자위를 하는 것을 엄마가 목격을 한 경우 엄마는 일단 조용히 미안하다고 한 뒤 문을 닫고 나가야 한다. 노크를 하지 않고 들어온 건 엄마의 잘못이기 때문이다. 이후 마음이 안정된 뒤에 과하게 자위를 하면 건강에 안 좋고, 깨끗한 환경에서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이때에는 엄마보다는 아빠가 이야기를 나누는 게 낫다. 원초적인 욕망에 대해서는 이성 부모보다는 동성 부모가 말을 꺼내는 것이 자녀에게도 부담이 덜하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