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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서 발견된 작은 혹, 암 아니면 걱정 마세요

입력 | 2022-06-16 03:00:00

‘갑상샘 결절’ 꼭 치료받아야 할까
성인 10명 중 2명 이상 가진 결절… 2cm 미만인 경우 그냥 둬도 되고
호르몬 약 복용 등으로 치료 가능… 미용상 문제나 이물감 등 없다면
꼭 고주파 절제술 받을 필요 없어



갑상샘(갑상선) 결절은 성인 5명 중 1명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대부분 치료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부 과잉 시술이 문제가 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매년 ‘발생률 1위’에 이름을 올리는 암이 있다. 바로 갑상샘암(갑상선암)이다. 갑상샘암은 지난해 발표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도 3만676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갑상샘암보다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 바로 갑상샘 결절이다. 갑상샘 결절은 갑상샘에 생기는 혹으로 갑상샘 세포가 과다 증식해서 생긴다. 갑상샘 결절은 성인 10명 중 2명 이상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만큼 내분비질환의 가장 흔한 질환이며,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 우연히 발견한 갑상샘 양성결절, 그냥 둬도 돼
갑상샘 결절은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될 때까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발견 전에는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드물게 결절 크기가 커져서 눈으로 식별이 가능할 수 있다. 또 주위 조직을 압박해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호흡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목소리가 변하면 갑상샘 결절을 의심할 수 있다. 또 결절 내 출혈이 발생하면 갑자기 결절 크기가 커지면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갑상샘 결절은 암이 아닌 양성 결절로 확인되고, 주위를 압박하는 증상이 없으면 그냥 두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국립암센터 김열 암관리학과 교수는 “원래 갑상샘 결절 자체는 암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따라서 건강검진에서도 굳이 초음파 검진을 통해 갑상샘 결절 여부를 검사받는 것은 권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결절 크기 2cm 넘으면 치료해야
2cm 미만 갑상샘 결절의 치료 원칙은 ‘그냥 놔두는 것’이다. 하지만 미용상 이유나 갑상샘 부위에서 느껴지는 이물감, 혹시 모를 괜한 암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치료를 선택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치료는 갑상샘 호르몬 약을 복용하는 것이다. 갑상샘 호르몬 약을 복용해 갑상샘 자극 호르몬(TSH)을 억제시켜 갑상샘 결절의 성장을 방해하고 크기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갑상샘 결절 치료에서 최근 가장 많이 권유하는 방법은 국소 치료법인 고주파 절제술과 에탄올 절제술이다. 고주파 절제술은 갑상샘 결절 부위에 1∼2mm 굵기의 바늘을 삽입한 후 일정한 주파수로 진동하는 교류 전류를 이용해 바늘 끝에서 90∼100도 정도의 열을 발생시켜 결절을 괴사시킨다.

에탄올 절제술은 갑상샘 결절 내부가 대부분 액체로 된 물혹에 많이 활용된다. 초음파로 결절을 확인하면서 결절 속 내용물을 먼저 빼낸 뒤 고농도의 에탄올을 직접 주입해 결절 세포의 괴사를 유도하는 시술이다. 건강보험급여가 인정돼 치료비용 부담도 덜하다.


○ 논란 되는 고주파 절제술 과잉 치료
이들 치료 가운데 고주파 절제술은 실손보험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갑상샘 결절로 인한 고주파 절제술과 관련해 보험금 지급이 폭증하고 있다. 민간의료보험의 과도한 손해율 악화가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갑상샘 결절로 인한 고주파 절제술에 지급된 보험금은 2021년 상반기(1∼6월) 759억 원으로, 2020년 상반기 대비 259.7% 늘어났다. 비용 역시 천차만별이다.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실손의료보험 샘플 통계에 따르면 병의원의 갑상샘 결절 고주파 절제술의 최저 가격은 14만 원이었고 최고 가격은 1000만 원에 달했다.

일부 병원의 과잉 진료로 인한 환자 피해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갑상샘 결절 고주파 절제술을 산부인과나 피부과 등에서 받아 실손보험금을 청구한 사례도 적지 않다.

고주파 절제술은 시술 시간이 짧고 결절 제거에 용이하다. 여기에 미용상 안전한 치료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술 이후 즉시 혹은 몇 개월 이내에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크기가 줄어들지 않아 수차례에 걸쳐 다시 시술을 받아야 하는 사람도 있다.

드물게는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에서는 갑상샘 결절 환자 중 일부 환자에게만 고주파 절제술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회 이상의 조직검사에서 양성이 확진된 경우 △결절 크기가 2cm보다 크고 점점 자라는 경우 △미용상 문제, 삼킬 때 이물감, 통증 등 증상이 있는 경우 등이다. 갑상샘 결절이 물혹인 경우는 에탄올 절제술 등 저렴하고 안전한 치료를 먼저 시도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김 교수는 “갑상샘 결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고주파 절제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주파 절제술은 결절의 완전한 제거가 목적이 아니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라면 굳이 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