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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여친 살해’ 김병찬 1심 35년…유족 “사형 아니라 유감” 오열

입력 | 2022-06-16 14:47:00


 ‘전 여자친구 보복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병찬에게 1심 재판부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중형을 선고했다. 유족들은 선고 후 사형이 선고됐어야 한다며 오열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병찬은 단순히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김병찬 측은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가 그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김병찬은 흉기와 살해 방법을 미리 조사·준비했고, 도망가는 피해자를 쫓아가 무참히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했을 때 재판부는 계획적인 살인이었다고 봤다.

그 외에도 지속적인 스토킹 과정에서 자신을 만나달라며 감금하고 협박한 혐의 등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가 김병찬을 신고하자 이에 보복하기 위해 피해자 회사에 찾아가 협박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아울러 법원이 스토킹 중단과 접근금지를 명령한 것을 어기고 피해자에게 연락해 공포심을 유발한 혐의도 유죄 판단이 나왔다. 김병찬은 일부 통화는 전화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생존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무차별적으로 공격했고, 김병찬은 구조 요청이나 신고하지 않고 도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고 자신과의 만남을 피한다는 이유로 보복의 목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동기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은 슬픔을 이겨내기 힘든 상황에서 김병찬이 사회로 복귀해 남은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이 가장 두렵다고 엄벌을 탄원했다”면서도 “생명을 박탈하거나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병찬 피해자 유족들은 선고 후 오열하며 항의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무기징역이 선고될 줄 알았다. 사형 선고를 했어야하지 않나.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아버지는 “그럼 사람 사형 안 시키고 누굴 사형시키나. 판사의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병찬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범행 방법과 동기, 범행 후 태도를 종합할 때 사회와 격리시켜 사회와 가정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찬은 지난해 11월19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자신의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지속적으로 스토킹한 혐의, 주거침입 혐의, 특수감금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