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의 강자 오리온이 올 2분기 남다른 실적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4~5월 두 달 간 국내를 비롯해 주요 수출국인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매출이 큰 폭 상승해 2분기 실적 목표치 대부분을 이미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친 김에 6월까지 실적 상승을 이어갈 경우 2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가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특히 오리온의 이 같은 호실적은 최근 9년 간 제품 가격을 일절 올리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국내 식품 업계의 모범이라는 평이다.
이를 반영한 오리온의 4~5월 합산 매출액은 4262억원, 영업이익은 669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중 매출은 금융투자업계가 당초 추정했던 2분기 예상치의 80%를 넘었고, 영업이익은 90%를 돌파한 상태다. 사실상 단 2개월 만에 2분기 실적 예상치를 대부분을 달성한 셈이다.
특히 6월 실적도 기대치를 웃돌 전망이어서 오리온의 2분기 실적을 더 기대하게 한다.
무엇보다 오리온 실적은 주요 국가별로 고르게 분포돼 ‘포트폴리오’ 자체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오리온의 지난달 국가별 전년 대비 매출 증감률은 한국 18.6%, 중국 18.9%, 베트남 49.1%, 러시아 103.4% 등이다. 영업이익 증가률은 한국 30.6%, 중국 196.1%, 베트남 80.0%, 러시아 150.0% 등으로 더 높다.
중국 사업은 ‘이익의 질’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주요 도시들이 봉쇄된 상황에서 오리온 초코파이는 ‘민생용품’으로 지정돼 매출이 크게 올랐다. 5월에는 스낵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실적이 또 한번 상승해 중국 사업에서 오리온 특유의 저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베트남과 러시아 등지의 해외 법인 실적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원재료비 상승이 지속되자 오리온은 지난 4월 이들 국가에서 일부 제품 판매가를 올렸는데, 제품력이 뛰어나 판매가를 올렸어도 판매량이 줄지 않고 있다는 평이다.
국내 사업도 실적 반등 기대감이 높다. 오리온은 올 1분기 매출액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 감소한 342억원을 올린 바 있다. 원재료비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2분기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다. ▲오프라인 채널 수요 회복 ▲시장 점유율 상승 ▲간편대용식·건강기능식 카테고리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실적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리온 2분기 실적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이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경쟁사와 달리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 효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어서 더 의미 있다”고 밝혔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부재료 가격 상승과 운임비, 인건비가 모두 올라 제조원가 상승이 불가피한 데도 판매량 증가로 이익을 늘리는 모습은 제과 업계에서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