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15일 오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세워졌다가 이날 오후 다시 내려지고 있다. 누리호는 16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점검 중 산화제탱크 센서 이상이 발견돼 발사가 연기됐다. 발사대에서 내려진 누리호는 다시 조립동으로 옮겨졌다. 고흥=사진공동취재단
국내 독자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2차 발사가 취소된 원인에 대한 분석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15일 발사 전 점검 작업에서 문제가 발견됐던 1단 엔진 산화제 탱크 레벨 센서 계통에 대한 점검이 16일 오후 3시쯤 시작됐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16일 오후에 열린 온라인 브리핑에서 “15일 오후 10시 30분쯤 조립동 이송을 완료해 16일 오전 8시 30분부터 점검 준비 작업을 진행했고 오후 3시쯤부터 점검창을 개방하고 점검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초 15일 2차 발사 예정이었던 누리호는 기상 상황으로 발사일을 하루 늦춘 16일로 정했다. 하지만 15일 발사대로 이송된 누리호는 발사대에 세워진 후 발사 전 최종 점검 작업 중 1단 엔진 산화제 탱크 충전 수위 센서에 오류가 발견돼 발사가 취소됐다. 산화제인 액체산소의 충전 수위를 계측하는 센서값이 비정상 상태를 나타낸 것이다. 발사대 기립 상태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점검이 어려워 발사대에서 분리된 누리호는 15일 밤 조립동으로 이송됐다.
고 본부장은 “현재 가장 빨리 접근이 가능한 하네스와 터미널 박스 점검을 시작했고 특별한 이상이 확인되면 교체하거나 보완하는 시도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 부분 점검을 마친 후 문제가 없다면 산화제 탱크 내부에 장착된 센서를 점검하고 교체해야 하는데 이 경우 1단 엔진과 2단 엔진 연결부를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항우연 기술진은 하네스와 터미널 박스에 문제가 발견될 경우 센서를 점검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센서 점검과 교체가 이뤄질 경우 1단 엔진과 2단 엔진을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점검과 발사 준비 작업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 본부장은 “현재 누리호 기체는 발사 직전까지 모든 준비가 돼 있는 상태여서 1, 2단 엔진 분리는 매우 조심스러운 작업이 될 것”이라며 “하네스와 터미널 박스 점검 뒤 숙고를 거쳐야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만일 센서 점검과 교체를 위한 1, 2단 엔진 분리가 필요하다면 발사 예정일인 23일까지 발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6월 하순 장마철을 고려하면 누리호 2차 발사 일정은 7~8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6월 하순 장마가 본격화하면 누리호 발사는 이르면 7월 말이나 8월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앞서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고흥 지역에 지난 10년간 장마 시기를 봤더니 6월 18일부터 시작하는 게 가장 빨랐다”며 “장마가 시작되면 발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6월 15일로 발사일을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