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엑손모빌을 비롯한 7대 대형 정유사에 서한을 보내 즉각적인 석유 생산 확대를 촉구했다. 물가 폭등과 고유가로 11월 중간선거에 비상등이 켜지자 유가 안정을 내세워 정유사를 직접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유사에 보낸 편지에서 “전쟁이 한창인데 정상보다 높은 정유사 이윤이 미국 가정에 부담을 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편지는 엑손모빌, 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셰브론, 필립스66, 마라톤 페트롤리엄, 발레로 에너지에 전달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백악관은 대통령이 민간 기업에 석유 생산 확대를 명령하는 국방물자조달법(DPA) 발동도 시사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석유 생산 확대는) 애국적인 의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안을 시행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로 수익성이 낮아진 만큼 공급을 추가로 늘릴 여지는 많지 않다고 반박했다. 엑손모빌은 성명에서 “(코로나19) 펜데믹에도 계속해서 투자를 늘려왔다”고 반박했다. 쳇 톰슨 미국석유화학단체 회장도 “정유사가 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어떤 주장도 틀렸다”며 “정부 정책과 (정유사에) 적대적인 발언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내부를 먼저 들여다보길 권한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