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석 B787-8 들여와 총 4기 국내 전용기 수요 많지 않지만 맞춤형 여행-출장 등 늘어나 연평균 5% 이상 성장 예상
대한항공이 신규 도입한 비즈니스 제트 B787-8 항공기가 김포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이동하고 있다. 독자 유인수 씨 제공
대한항공이 대기업이나 VIP 고객을 위한 비즈니스 제트(전용기) 사업 강화를 위해 B787-8 비즈니스 제트 1대를 추가 도입했다. 첫 고객으로는 삼성이 해당 항공기를 임차해 사용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B787-8(HL8508) 비즈니스 제트를 국토교통부에 정식 등록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총 4대의 비즈니스 제트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에 도입한 항공기는 2015년 2월에 제작됐고 좌석 수는 39석이다. 흔히 ‘전용기’라고 불리는 비즈니스 제트는 대기업 오너나 최고경영자(CEO), VIP 고객 등이 출장이나 여행 등을 목적으로 주로 사용한다. 일반 여객기와는 달리 럭셔리한 내부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고 좌석 외에도 소파와 침실, 회의 장소까지 갖추고 있다.
삼성이 B787-8 항공기 임차 계약을 맺었지만, 아직 첫 운항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 당초 항공업계에서는 자체 전용기를 보유한 현대자동차나 SK, 한화 등과는 달리 전용기가 없는 삼성이 B787-8 항공기를 단독 임차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임차계약은 삼성이 이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다른 기업 및 개인들도 대한항공과의 계약을 통해 이 항공기를 쓸 수 있는 형태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은 “활용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이 B787-8 항공기를 도입한 건 비즈니스 제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비즈니스 제트 시장이 연평균 5% 이상씩 성장해 2025년엔 시장 규모가 약 4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시노제트와 태그에이비에이션, BAA, 디어 제트 등이 40대 이상의 비즈니스 제트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비즈니스 제트 시장은 아직 크지 않다. SGBAC에서 전용기를 이용한 것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2000여 회 정도였다.
대한항공은 엔데믹 후 빠른 입출국 절차를 원하는 고객들의 비즈니스 제트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때는 응급환자를 이송하려 전용기를 찾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소형항공기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케이에이비에이션을 설립하면서 중장기 전략으로 전용기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소형항공운송사업 등록을 위한 항공기 좌석 기준을 50석에서 80석으로 늘리기로 했다. 소형항공기 운영 업체 설립 규제가 완화된 것이어서 소형항공기 시장 확대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용기 사용료가 경우에 따라 시간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지만 항공기와 업체들이 많아질수록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