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잇단 ‘환경 보호’ 행사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개울도서관. 초등학생들이 ‘멸종위기 동물 만들기’ 공작 수업에 흠뻑 빠져 있었다. 자세히 동물들을 살펴보니 몸체가 재활용 비닐, 플라스틱 등 생활쓰레기로 돼 있었다.
13일 강남구 양재천 영동3교 아래. 아이들이 모여 모형자동차(RC카)를 리모컨으로 조종하며 놀고 있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장난감 자동차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태양열’로 움직이는 RC카였다. 둘 다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기념해 각 자치구에서 ‘환경 보호’를 주제로 개최한 행사 모습이다.
○ 자치구마다 환경 축제 한창
11일 열린 강남구 ‘양재천 돗자리 자원봉사 축제’는 2013년부터 환경보호를 주제로 개최된 행사다. 이날 자원봉사자와 주민 2000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말자는 뜻의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주제로 11개 부스를 운영했다.태양열 RC카 체험, 공기정화식물 제작, 우리 동네 멸종위기 생물 사진전 등 진입장벽이 낮은 체험형 행사로 구성돼 남녀노소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강남구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7월에도 도곡1동 주민센터 2층에서 제로 웨이스트 전시 및 체험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다 쓴 플라스틱, ‘벤치’로 업사이클링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커지면서 서울시와 자치구는 각종 탄소중립 정책을 앞다퉈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버려진 물건을 가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이다.서초구는 환경의 날을 맞아 6∼8월 서초구에 있는 학교와 기업, 자원봉사단체 등 4000여 명의 주민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 참여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기획된 캠페인의 핵심은 ‘올바른 플라스틱 배출’이다. 참가자들이 서초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순환 교육을 받고 집에서 올바르게 분리 배출한 플라스틱을 학교나 주민센터 등 지정된 장소로 가져오면, 서초구는 이를 모아 친환경 의류와 벤치 등으로 업사이클링 한다. 업사이클링 호루라기를 기념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6·1지방선거에서 사용된 폐현수막 4000여 장을 수거해 가방, 지갑, 파우치 등으로 재탄생시키기로 했다. 또 올해 학교, 대기업, 은행, 병원 100곳의 참여로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실행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건물 온실가스 적정 배출량을 정해 관리함으로써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게 목표다. 시는 지난해부터 시 소유 건물 51곳에 온실가스 총량제를 시범 적용하고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