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이언트 스텝’ 초강수] 美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가운데)이 15일(현지 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신화 뉴시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침체를 발생시키지 않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경제 연착륙’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부동산 가격 하락, 고용 둔화 등 경기 침체를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재고하라”고까지 했다. CNBC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미 경제와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을 실기(失期)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한 자이언트 스텝으로 내몰린 연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 파월 “연착륙 힘들어진다, 주택 구매 재고하라”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 잡기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위기,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거론한 뒤 경제 연착륙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휘발유, 식료품 가격 급등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은 수요를 조절하는 연준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가격 급등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처음에는 상품 가격만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 美 성장률 전망 하향…정책 실기 비판 고조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2024년 1분기(1∼3월)까지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을 72%로 제시했다. 3월(9%)보다 8배로 치솟았다.
미 언론은 연준의 대응이 지나치게 ‘뒷북’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던 1994년 11월에는 경기 과열을 우려해 ‘선제적 인상’에 나선 반면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41년 최고치로 치솟자 ‘뒤늦은 인상’을 단행했다는 의미다. CNN비즈니스는 “1994년엔 지금과 달리 생산성과 노동력이 뒷받침돼 실업률이 낮게 유지됐다”며 이번엔 급격한 금리 인상 뒤 경제 연착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