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윤형진 국방부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과장(오른쪽)이 1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각각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과 추가 설명을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2.6.16/뉴스1 © News1
정부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2년여 만에 ‘자진 월북 시도’로 단정할 근거가 없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해양경찰은 16일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지난 2020년 9월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모씨에 대해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수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이날 입장을 내고 당시 기자단 대상 질의응답에서 “피살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께 혼선을 줬다”고 사과했다.
일단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게 아닐 수 있다는 건 북한이 ‘무고한 사람’을 죽였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2년 전 정부의 월북 가능성 언급이 ‘넘어간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이번 결과는 북한의 ‘과잉대응’ 책임을 부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단 것이다.
북한이 이씨 시신을 태운 게 분명하다는 대목도 주목된다. 윤형진 국방부 정책기획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이 우리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운 정황이 있었다는 것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공개한 사건 경위와 다르다. 북한은 앞서 2020년 9월25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사과가 담긴 대남통지문에서 사건 경위를 설명하며 총격은 가했으나 시신은 태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가 2년 만에 이전 정부의 수사 결과를 뒤집으며 시신 소각까지도 사실화한 것에 대해 북한은 이씨 사망 책임을 자신들에게 지우려 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어 보인다.
그 방식은 북한이 사안의 경중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리 측이 공개하지 않은 사건의 ‘전말’을 폭로하면서 북한이 대남 비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혹은 대남 사안을 담당하는 신임 통일전선부장인 리선권이나 대외 사업을 총괄하는 김여정 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비난 발언을 내놓을 수도 있다. 아울러 북한이 선전매체를 통해 이번 사안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난에 활용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