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2022.6.17/뉴스1 © News1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의 7일 격리의무를 유지하기로 했다. 올가을 재유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격리해제가 자칫 유행 규모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또한 격리를 해제하는 것은 불확실한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향후 전문가들과 함께 4주 단위로 코로나19 상황을 재평가해 격리의무도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정부 코로나19 격리의무 4주 연장 결정
한 총리는 “전문가들은 의료대응 여력 등 일부 지표는 달성된 것으로 평가되나, 사망자 등이 아직 충분히 감소하지 않았으며 격리의무를 완화할 경우 재확산 시기를 앞당기고 피해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상황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198명 발생해 8일째 1만명 미만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누적 치명률은 71일째 계속 0.13%를 유지하는 중이다.
다만 정부는 방역 전문가들과 함께 4주일 단위로 유행 상황을 재평가하고, 그 이전이라도 방역지표가 기준을 충족하면 격리의무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의견이다.
◇5월 격리의무 연장 이어 2번째…가을 유행 가능성 높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보고된 유행예측 결과에 따르면 격리 수준에 따라 재증가 시점과 규모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격리의무를 해제할 경우 7월부터 빠른 증가세로 전환해 8월 말에는 유지시에 비해 8.3배까지 추가 발생이 예상됐다.
중대본은 “3~5일 격리의무로 단축할 경우에도 감소세가 정체돼 8월 말 중간 수준 이상의 재증가가 예상된다”며 “다수의 연구진 모델링 결과도 격리를 해제할 경우 재반등 가능성을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7일 격리의무를 유지할 경우 감소세가 이어져 8월 말쯤 낮은 수준의 재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20일에도 한 차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7일간의 격리의무를 4주간 더 유지하기로 했다. 당시 정부는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계획의 하나로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으로 낮추며 ‘일상으로의 회복’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와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격리해제, 의학적으로 격리 필요 없어야…재유행 대비해 위험 불확실성 줄여
국내 방역 전문가들 또한 격리해제 유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때 격리해제로 인한 불확실한 위험을 키워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5일로 줄이는 방안은 바이러스 배출량 등을 고려할 때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힘이 실렸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비용이 크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이라며 “격리의무 해제는 좀 무리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격리의무 기간을 5일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선 “위험이 많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격리의무를 해제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감염병의 격리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의미다. 이번 격리의무 해제 논의는 사회·경제 또는 재정적인 부담이나 국민 생활 속 불편함을 고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격리의무를 해제하려면 좀 더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유행 상황이 악화했을 때 다시 격리의무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국민에 설득해야 하고 의료기관 이용 시 감염자 구분이 어려워 일반 환자와 동선이 뒤섞일 수 있는 부분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확진자 격리가 자율로 이루어지려면 국민이 얼마나 동참할 수 있는지, 여건은 되는지 잘 따져서 격리의무를 해제했을 때 유행이 얼마나 악화할지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헌주 중앙방역대책본부 제1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문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전환 여부를 검토한 결과, 사망자 수 등 일부 지표가 충분히 감소하지 않았고 유행이 반등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격리의무 전환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