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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공무원 유족 “文-서훈 고발…월북 프레임 만들려 조작”

입력 | 2022-06-17 14:15:00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가족과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 아버지 성함은 이 대자 준자, 이대준입니다. 제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닙니다.”

2020년 9월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게 사살당한 공무원 이대준 씨의 아내 권모 씨(43)는 17일 기자회견에서 아들(19)이 쓴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편지에는 월북자 가족이라는 오명을 쓰고 살아온 1년 9개월간의 설움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가 담겨있었다. 권 씨는 “앞으로 처벌받아야 할 사람은 처벌받고, 남편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북한군에게 사살된 공무원 이 씨 유족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월북 증거가 없다’는 해경의 발표 번복 이후 하루만이다.

기자회견에서는 당시 공무원 이 씨의 근무함정이었던 ‘무궁화 10호’ 직원들의 2020년 9월 24일자 진술조서 8건이 공개됐다. 유족 측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월북 관련 진술에는 터무니없다는 말밖에 없는데 당시 해경은 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월북 정황이 있다고만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이 씨의 방에 방수복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차가운 바닷물에 입수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는 진술을 볼 때 이 조서는 이 씨의 월북 정황이 없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씨의 형 이래진 씨는 “이처럼 월북 정황이 없음을 증명하는 증거들을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것은 월북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조작된 수사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유족들이 정부 관계자에 대한 고소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대통령기록관장에게 한 정보공개청구 결과가 23일 전까지 나오는데 공개를 거부할 경우 행정소송 등을 불사하겠다는 것. 김 변호사는 “만약 민주당이 자료 공개를 동의한다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고소는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가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에서 해경 수사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유족들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은 정보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공무집행방해죄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16일자 국방부 보도자료를 언급하며 “국방부가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하달 받은 지침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서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외 다른 책임자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고소 고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형 이 씨는 기자회견 전 본보 기자와 만남에서 “당시 직무를 유기하고 사건을 덮으려 했던 문 전 대통령은 반드시 고발할 예정이다”며 “정보공개 결과를 지켜본 후 문 전 대통령 외에도 해군, 해경, 국방부, 청와대 등 사건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전부 고소 고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