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가족과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년 9월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게 사살당한 공무원 이대준 씨의 아내 권모 씨(43)는 17일 기자회견에서 아들(19)이 쓴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편지에는 월북자 가족이라는 오명을 쓰고 살아온 1년 9개월간의 설움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가 담겨있었다. 권 씨는 “앞으로 처벌받아야 할 사람은 처벌받고, 남편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북한군에게 사살된 공무원 이 씨 유족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월북 증거가 없다’는 해경의 발표 번복 이후 하루만이다.
특히 김 변호사는 “‘이 씨의 방에 방수복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차가운 바닷물에 입수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는 진술을 볼 때 이 조서는 이 씨의 월북 정황이 없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씨의 형 이래진 씨는 “이처럼 월북 정황이 없음을 증명하는 증거들을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것은 월북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조작된 수사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유족들이 정부 관계자에 대한 고소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대통령기록관장에게 한 정보공개청구 결과가 23일 전까지 나오는데 공개를 거부할 경우 행정소송 등을 불사하겠다는 것. 김 변호사는 “만약 민주당이 자료 공개를 동의한다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고소는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가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에서 해경 수사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그 외 다른 책임자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고소 고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형 이 씨는 기자회견 전 본보 기자와 만남에서 “당시 직무를 유기하고 사건을 덮으려 했던 문 전 대통령은 반드시 고발할 예정이다”며 “정보공개 결과를 지켜본 후 문 전 대통령 외에도 해군, 해경, 국방부, 청와대 등 사건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전부 고소 고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