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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빠진 차, 사람들은 구경만…홀로 뛰어든 고교생 영웅

입력 | 2022-06-17 15:55:00


깜깜한 한밤중 실수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은 차량이 바다로 직진해 풍덩 빠져버렸다. 주변 사람들은 어쩔 줄 모르고 구경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저 없이 바다로 뛰어든 소년이 있었다.

CBS뉴욕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각) 밤 10시쯤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남쪽 파초그 만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스바루 아웃백 SUV를 주차하려던 미아 사몰린스키(여·18)는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바다에 빠졌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왔지만 누구도 직접 구조에 나서지 않은 채 지켜보고 있는 사이 앤소니 종거(17)는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깜깜한 밤바다에 뛰어들었다.

종거는 “물보라 소리가 나더니 사람들이 모두 부두로 뛰어갔다. 운전자가 차에서 탈출하려고 차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는 걸 본 순간 그냥 뛰어들었다”고 CBS 뉴욕에 말했다.

고교 졸업반으로 미 해병 입대를 준비 중인 종거는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구조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 걸 확인한 순간 주저 없이 강으로 뛰어들었다.

이 10대 영웅은 차량까지 헤엄쳐 간 뒤 뒷좌석 문을 열고 미아를 구조해냈다. 종거의 침착한 구조 덕분에 두사람 모두 무사히 물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미아의 아버지 찰리 사몰린스키는 16일 사고 현장에서 종거를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찰리는 CBS뉴욕에 “딸이 살아있는 것은 순전히 종거 덕분이다”며 “차나 물건들은 대체하면 되지만 딸의 목숨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고로 충격을 받은 미아도 조만간 종거를 만나 감사를 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BS뉴욕에 따르면 종거와 미아는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며 사는 곳도 가깝지만 실제로 마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종거는 미아를 구조한 뒤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와 평소처럼 맥도날드에 갔으며, 가족들이 방송을 보고 알아차릴 때까지 주위에 자신의 선행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