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41)가 현역으로 돌아온다.
이원희는 17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다시 선수로 뛴다. 11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한 이원희는 올해 초 경기도유도회 소속으로 선수 등록까지 마쳤다.
이원희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유도 73㎏급 금메달리스트다. 호쾌한 한판승으로 상대를 연거푸 쓰러뜨리면서 ‘한판승의 사나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도 얻었다. 2003년에는 국제대회 48연승의 전설을 썼다.
은퇴 후 대학교수와 코치 등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던 이원희는 가슴 속에 꿈틀거리는 도전 의지를 감추지 못하고 다시 매트 위에 서기로 했다.
이원희는 “그동안 코로나19로 다들 힘들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생각을 해봤는데 결국 유도 밖에 없더라”면서 “내가 도전하면 많은 메시지가 전달될 것 같았다. 내 삶이 나태해진 부분도 있어 다시 선수 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40세를 넘긴 나이에 한창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원희는 “짧은 생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다. 몇 년을 고민한 것 같다. 용기도 안 났고, ‘다시 해도 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도 계속 미루게 되더라. ‘이러다가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복귀 결심을 언론에 알렸다”고 소개했다.
스스로를 한계로 몰아넣는 훈련을 다시 시작한 소감을 묻자 이원희는 “당연히 예전과 다르다. 많이 다르다는 것이 엄청 느껴진다. 체력도 그렇다”면서 “늘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된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좋은 생각만 하면서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원희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보다 스무 살 넘게 어린 국가대표 상비군 김대현을 한판으로 꺾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임에도 이원희는 “잡고 기술을 시도하는 타이밍과 상대방을 파악하는 능력이 많이 무뎌진 것 같다. 둔감한 느낌을 받았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탁구 국가대표를 지낸 아내 윤지혜씨는 다시 출발대에 선 이원희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원희는 “복귀를 하겠다고 말하니깐 아내가 엄청 좋아하더라. 사실 내가 엄청 게으른 편인데 아내가 운동하라고 잔소리를 많이 한다. 운동을 많이 시키면서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준다”고 웃었다.
이원희는 “파리올림픽에 도전하겠다. 목표는 무조건 금메달”이라면서 “나는 항상 자신감을 갖고 있다. 더 자신감을 얻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