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복합위기’ 현장을 가다] 식료품-에너지값 급등 인플레 주도 유로존 물가, 통계 집계 후 최고치
사진 AP 뉴시스
“2월 4유로(5400원)였던 계란 12개가 지금은 5유로가 넘습니다. 수박 4분의 1 조각도 5유로에서 8유로가 됐어요.”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15구의 한 슈퍼마켓에서 만난 주부 레이몽 씨가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파리 시민 부르노 씨 역시 “과거엔 일주일 치 장을 봐도 100유로에 못 미쳤는데 이제 130유로가 넘는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할인마트에서는 계란 한 판(12개)을 다른 곳보다 최대 1달러 저렴한 가격에 팔았다. 그 대신 한 번에 6판까지밖에 못 산다. 집에서 30분 넘게 운전해 왔다는 찬드라 씨(61)는 “계란값이 너무 올라 이곳까지 왔는데 6판밖에 살 수 없어 아쉽다”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을 붙인 에너지, 식료품 가격 급등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시민들에게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세계적인 밀, 사료 생산국이어서 식료품값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주도했다.
프랑스는 지난 1년간 파스타(15%), 밀가루와 냉동육(각각 11%), 다진 고기(8%), 건조 과일(7%) 가격 모두 뛰었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소비자물가는 8.1% 상승해 1997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였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