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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의식했나…바이든 “사우디서 살만 왕세자 안 만난다”

입력 | 2022-06-18 05:58:00


내달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식 회담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행 전용기 탑승 전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 방문 시기 카슈끄지 문제 대응 방안과 관련, “내가 해온 것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다룰 것”이라며 “나는 MBS(살만 왕세자 약칭)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주초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내달 중동 순방을 겸해 사우디를 찾는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카슈끄지 암살 이후 사우디가 값을 치러야 한다며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줄곧 비판적 입장을 취해 왔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2월에는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암살 작전을 승인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중동 혈맹이던 사우디와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했다. 최근에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지난해 9월 자국을 방문 중이던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에게 고성을 질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기존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기조를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왕세자도 만나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라고 예고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방문과 관련해 “나는 국제회의에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GCC+3(걸프협력회의+이집트·이라크·요르단) 정상회의가 공식 목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그(살만 왕세자)는 이것(회의)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회의 참석을 계기로 마주치거나 하더라도, 공식 회담은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편 전 세계적인 에너지 고가 현상 속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꾸준히 거론돼 온 문제였다. 고유가 대응 일환으로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와 관계 개선이 이뤄지리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고유가 해결과 관련해 이날 석유 회사를 겨냥, “그들은 과도한 이익을 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9000건이 넘는 (시추) 계약을 보유했다”라며 “하지만 그들은 (시추를) 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