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호 마이스부산 대표
강석호 마이스부산 대표는 17일 동아일보와 만나 “700명이 모인 단체 카톡방이 부산 관광·마이스 분야의 대표적인 소통공간이 됐다”며 “다른 직종도 이런 단톡방을 운영하면 서로 다양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게 한 이 채팅방은 이제 부산 관광·마이스업계엔 없어서 안 될 소통공간이 됐습니다.”
강석호 마이스부산 대표(48)는 최근 동아일보와 만나 부산 관광·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업계의 ‘단톡방’(단체카톡방)인 ‘부산관광마이스오픈톡’ 화면을 들어 보이며 “2년 전 우연히 만든 이 공간에서 700여 명이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로 모르는 사이여도 관심사에 따라 대화할 수 있는 이 단톡방에는 지역 대학과 마이스업체, 부산시, 호텔업계 등의 종사자 700명이 활동 중이다. 대학과 시는 업계에 도움이 될 정책과 교육프로그램의 문서와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여기에 올리고, 관광·마이스업계는 자신들의 상품을 홍보한다. 업계 최신 소식을 담은 기사도 공유되며,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정부와 시의 지원 정책이 이곳에서 안내됐다.
강 대표는 “관광 분야 정책을 공부하는 스터디그룹을 운영하기 위해 30명이 참여하는 단톡방을 2020년 1월 열었는데, 2년이 지나면서 규모와 역할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단톡방 운영 한 달 만에 느닷없이 코로나19가 발생해 스터디모임은 물론이고 예정된 업계 행사가 줄줄이 취소돼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지원정책을 찾으려고 정부와 부산시 홈페이지를 일일이 검색해야 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 강 대표는 시와 공공기관 직원을 여기에 초대해 ‘지원사업을 이곳에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여러 정보가 신속하게 공유되는 공간이란 입소문이 나면서 스타트업과 학계 연구자, 언론인 등도 이곳에 가입해 참여 인원이 점점 늘어 지난해 말 600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최대 참여인원 700명’이라는 제한을 뒀다. 초대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게 되자 이탈자 발생 때마다 강 대표에게 초대 요청이 쇄도한다고 밝혔다. 참여 룰을 지키지 않으면 퇴장당한다. 실명과 회사명을 표기해야 하고 낮에만 의견 교환이 가능하며 정치나 종교 관련 글을 올리면 안 된다.
강 대표는 “흩어졌던 업계가 이곳에 모여 고민을 나누고 정보를 얻으면서 서로 더 끈끈해졌다. 코로나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내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강 대표는 “제조업이나 중소 상공인 등 지역 다른 업계도 이 같은 단톡방을 운영하면 분명 서로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마이스부산이라는 1인 국제회의전문회사(PCO)를 2011년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부산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가 2009년 전국에서 처음 시작돼 인기를 끌자 행사를 주최한 부산 중구로 벤치마킹 문의가 쇄도한다는 소식을 듣고, ‘크리스마스산업포럼’을 결성해 노하우를 전수하는 포럼을 2014년부터 4년간 진행했다. 매년 3월 신산업 분야 전문가들이 부산 벡스코에 모여 미래전망을 발표하는 ‘미래전략캠퍼스’를 자신이 이룬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