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롯데월드 등 온라인 강화
테마파크 업계가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자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에버랜드 역시 게임 특화 플랫폼 ‘로블록스’에 메타버스를 열고 티익스프레스 탑승 등 10여 개 콘텐츠를 선보였다. 각 사 제공
17일 개장한 에버랜드 메타버스에 입장했다. 티익스프레스 대기는 ‘0명’. 열차가 들어오는 동안 레일 밟는 소리가 리얼했다. 실제만큼 어지러운 롤러코스터에서 내려 카니발광장으로 뛰어가니 인기 물총퍼레이드 ‘슈팅워터펀’이 펼쳐지고 있었다. 몬스터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며 물총을 쏴 제한시간 내 쓰러뜨리면 되는 게임이었다. 물총에 떨어진 물을 채우러 가는 길, 아마존 익스프레스의 저 유명한 ‘아마존송’이 실감나게 들려왔다.
오프라인 사업이 주축이던 테마파크 업계가 메타버스를 비롯한 온라인 콘텐츠를 앞다퉈 강화하고 나섰다. 놀이공원이 아니어도 놀거리가 넘치는 시대, 고객 접점을 온·오프라인으로 다각화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 메타버스 등 놀이공원 온라인 콘텐츠 봇물 터져
테마파크 업계가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자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월드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각종 인증샷 명소와 굿즈 상품을 그대로 옮겨왔다. 각 사 제공
테마파크 업체들은 최근 동영상 플랫폼에도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롯데월드는 지난해 하반기 영유아 교육용 온라인 콘텐츠 ‘로티프렌즈’를 선보였다. 에버랜드는 예능형 콘텐츠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 운영하는 채널 ‘티타남’은 최근 아마존 익스프레스 안내멘트를 속사포 랩으로 쏟아내는 알바생 ‘소울리스좌’ 영상으로 큰 화제가 됐다. 대체불가토큰(NFT) 사업도 강화 중이다. 에버랜드가 이슬로 등 젊은 작가와 손잡고 4월 출시한 ‘튤립축제 30주년 기념 NFT’는 판매 시작 15초 만에 330개가 전부 팔렸다.
○ 콘텐츠 ‘대홍수시대’ 치열해진 고객 잡기 경쟁
테마파크 업계가 엔데믹 시대에도 온라인 강화에 나선 것은 수많은 콘텐츠와의 경쟁에서 고객을 지키기 위해서다. 저출산 추세로 방문객 수가 더 늘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핵심 고객인 MZ세대는 온라인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다. 복합쇼핑몰 등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매장 역시 경쟁자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테마파크가 아니어도 즐길 콘텐츠가 무수히 많아졌다”며 “시간, 비용 부담이 큰 놀이공원까지 오지 않아도 언제든 브랜드를 경험하고 잊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