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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복 급한 中, ‘미운털’ 알리바바에도 손짓

입력 | 2022-06-20 03:00:00

런민銀, 앤트그룹 지주사 설립 접수
2년전 막은 자회사 상장 허가 수순
두문불출했던 마윈 재등장 전망도




중국이 그동안 고강도 개혁의 핵심 표적으로 삼아 억압해왔던 알리바바그룹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기 시작했다. 2년 전 가로막았던 핵심 자회사 상장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사실상 허가한 것이다. ‘빅테크 때리기’ 기조를 이어왔던 중국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콧대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1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금융지주회사 설립 신청을 받아들였다. 금융지주회사 설립은 상장을 위한 사전 첫 단계여서 앤트그룹이 사실상 상장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의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의 핀테크 기업이다.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이 지배하고 있는 앤트그룹은 2020년 11월 상하이와 홍콩 동시 상장을 통해 약 350억 달러(약 45조3200억 원)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당시 이 기업공개(IPO)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상장을 열흘 앞두고 마윈이 중국공산당 주요 간부와 최고위 금융 당국자들 면전에서 중국 금융당국을 ‘전당포’에 비유하며 비판하자 앤트그룹 상장이 돌연 중단됐다. 게다가 알리바바가 독과점법 위반으로 3조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사태가 이어지자 마윈과 알리바바가 중국공산당에 미운털이 박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경제 위기로 외자 유치가 절실해지자 중국 당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상장으로 주목받았던 ‘앤트그룹 카드’를 다시 꺼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최근 2년간 두문불출해온 마윈이 조만간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