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타차로 2위 누르고 트로피 차지 오지현-박민지 최소타 기록 깨 10개월 만에 정상… 통산 5승째 4월 교통사고로 후유증 겪기도
임희정이 19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에서 72홀 기준 대회 최소타 기록(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으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대회조직위원회 제공
‘사막여우’ 임희정(22·한국토지신탁)이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에서 대회 최소타 기록으로 우승했다.
임희정은 19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권서연(21·우리금융그룹)을 6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내셔널 타이틀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다.
임희정은 2018년 오지현(26·대방건설), 지난해 박민지(24·NH투자증권)가 세웠던 72홀 기준 대회 최소타 기록(17언더파)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10개월 만에 올 시즌 첫 승이자 투어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19년 KLPGA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다.
4월 교통사고를 당했던 임희정은 후유증과도 싸웠다. 자동차를 폐차할 만큼 큰 사고에도 심각한 부상은 없었지만 이후 파스를 붙여가며 대회에 나섰다. 평소보다 근육이 빨리 굳는 등 경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4월 KLPGA 챔피언십은 기권했고,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하기도 했다. 대회가 끝난 다음 날에는 병원을 가고, 경기 전에는 연습보다는 스트레칭에 더 신경을 쓰며 일상 습관을 바꿔야 했다.
우승 상금 3억 원을 더한 임희정은 시즌 상금 4억619만6000원으로 상금 랭킹 23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이날 임희정 팬클럽 ‘예사’(예쁜 사막여우의 줄임말) 회원들은 경기장을 찾아 ‘당신과 함께라서 행복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흔들며 응원했다. 임희정의 올 시즌 목표는 시즌 3승과 2주 연속 우승, 커리어 목표는 남은 3개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스윙의 교과서라 불리는 임희정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으로 “연습만이 살길”이라고 답했다.
1982년 구옥희(1956∼2013) 이후 40년 만에 한 시즌 3개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3위를 기록하며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박민지가 지난해 우승했던 6개 대회 중에선 다음 달 열리는 대보 하우스디 오픈만 남았다.
음성=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