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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쟁 4개월…화력 집중 동부서 주민들 생사의 탈출 시도

입력 | 2022-06-20 08:14:00

© News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4개월이됐지만, 종전의 기색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전쟁 장기화와 함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은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서 아직 장악하지 못한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점령하기 위해 몇 주간 격전을 이어오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 주민들의 대규모 탈출이 있을 것으로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 포크롭스크 기차역에 앉아 있던 한 살배기의 어머니 릴리아(22)는 “전기도, 물도, 가스도,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가 여기서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 포격은 너무 무섭게 변해버렸고, 우리는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우크라이나에서 800만 명의 내부 피난민이 생겼고, 우크라이나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간 난민은 600만 명에 달한다.

일부 우크라이나 내부 난민들은 러시아가 타깃을 수도 키이우에서 돈바스 지역으로 변경한 뒤 집으로 간신히 돌아올 수 있었지만, 돈바스 지역에서는 점점 더 많은 주민이 탈출을 결심하고 있다.

도네츠크 지역에 거주하는 빅토리아(36)는 “세 자녀가 있지만, 전쟁 중에는 아무런 원조가 없다”며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는 것뿐이라고 판단했고, 양육비를 조금이라도 받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떠날 예정”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남서쪽으로 55㎞ 떨어진 도시 바흐무트 주민들은 계속되는 러시아군의 포격을 견디고 있다. 러시아의 집중 포격에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은 주민을 긴급 대피시켰다.

영국의 자선 단체 레퓨지 이즈(RefugEase)의 자원봉사자 마크 포퍼트는 포크롭스크역에서 피난민들은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최전선에서 사람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탈출을 결심한 바흐무트 인근 주민 루바(57)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스스로와 우리 아이들, 친척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탈출을 결심한 주민 중 일부는 교량과 도로 파괴, 자원 부족 등으로 여전히 발이 묶인 상태다. UHNCR은 약 1300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피해 지역에서 떠날 수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세베로도네츠크 강 건너편 리시찬스크에서 러시아군의 포격 속에서도 민간인 대피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는 한편, 최근 두 도시를 잇는 마지막 다리가 붕괴해 세베로도네츠크에서는 며칠째 대피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동부 돈바스 지역 최전선인 세베로도네츠크 전투 상황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부대가 리시찬스크 남부 토시키프카 지역에서 러시아군 공격을 격퇴했다”며 “적들이 후퇴해 재집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영상 성명을 통해 “세베로도네츠크 방향의 공세가 성공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이 도시의 동부 외곽에 위치한 마이톨키네 마을이 점령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