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주말에 집에서 쉬지도 못해”…尹자택 앞 시위 엿새째 계속

입력 | 2022-06-20 08:36:00

19일 오전 진보성향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서울 서초구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아크로비스타 맞은편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22.06.19/뉴스1


주말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앞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 경남 양산 사저 인근 시위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엿새째 이어졌다.

19일 오전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운영자 백은종 대표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맞은편에서 집회를 열고 “전날(18일) 양산이 조용했다면 오늘 집회를 종료하려 했는데, 양산에서도 끝까지 시위를 하겠다고 해서 집회를 이어간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윤 대통령 사과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죄송하다’ 한마디면 끝난다”며 “유감 표시 한 번만 했다면 이렇게 집회를 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자택 앞 집회는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인근에서 이어지는 보수단체들의 욕설 집회를 두고 윤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라며 “(대통령 자택 앞 집회는) 법에 따른 것”이라고 답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서울의소리는 이날도 서울회생법원 앞에 확성기를 설치한 트럭을 세우고 윤 대통령 자택을 향해 음악을 재생하거나 큰 소리로 발언했다. 인근을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백 대표 발언 도중 손가락질을 하며 큰 소리로 항의하기도 했다.

아크로비스타 담장에는 ‘조용한 시위를 부탁드립니다!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집회 소음으로 아기가 잠을 못 자고 울고 있습니다’ 문구를 담은 현수막이 지난 15일부터 내걸린 상태다.

아크로비스타 주민 김모씨(80)는 “조용한 동네라 집회와 시위가 없었는데 주말에도 집에서 소음이 들려 불편하다”며 “법에 따라 집회를 한다고 하니 말리지도 못하고, 말린다고 그만 둘 것 같지도 않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 자택 앞 집회 첫 주말인 전날에는 약 20~30명의 인파가 모였지만, 이날 집회에는 10명 미만의 인파만이 모였다. 일부 지지자가 집회 현장을 지나다 간식을 전달하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서울의소리 집회 현장 약 30m 우측에는 신자유연대와 윤석열 팬클럽 열지대가 천막을 치고 집회에 대응하고 있었다. 서울의소리 가 집회 장소를 아크로비스타 맞은편으로 더 가까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다. 신자유연대 측은 확성기를 설치하거나 발언하지는 않아 서울의소리 측과 충돌을 빚지는 않았다.

경찰은 양측 집회 현장 주변으로 펜스(장애물)를 치고 시민 통행을 위해 통로를 만들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상 소음 기준은 주간 65데시벨(㏈), 야간 60㏈이하로 관리하며 매일 달라지는 배경소음에 따라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소음 유지명령을 내리고 있다.

서울의 소리는 보수단체들이 양산 집회를 중단할 때까지 맞불집회를 무기한 연장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