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0일 지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피해자가 월북했다는 당시 해경 발표를 최근 정부가 번복한 데 대해 “어떤 의미에서 이렇게 뒤집는 발표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치적 배경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국정원장이었다.
박 전 원장은 “그 당시도 정부고 지금 발표도 정부”라며 “신구 정부가 충돌하고 있는데 국민을 위해서 확실하게 발표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불거진 ‘월북 논란’을 두고 박 전 원장과 통화했다고 밝힌 데 대해선 “전화한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겠다”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펄펄 뛰더라도 저는 (자세한 사항을)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원장이 통화에서 ‘미치겠다, 공개하고 싶은데 처벌받을까봐 못한다’고 말하면서 펄펄 뛰더라고 전한 바 있다.
‘해경 발표가 뒤집힌 게 정치적 코드 맞추기의 일환이라고 판단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거기까지도 너무 나가는 답변이 될 것”이라며 “저를 난처하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여당의 대통령기록물 공개 요구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통령기록물은 고등법원 판사의 압수수색 영장이나 국회 3분의2 동의가 있으면 받을 수 있다. 그러한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박 전 원장은 최근 이른바 검찰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와 경찰의 ‘대장동·백현동’ 수사 등 사정정국이 이어지는 것 관련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금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30년간 과거사 진상 규명, 진상조사, 적폐 청산(등을 했고) 국민들이 지쳤다”며 “이제 할 만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이 되고 나서) 이명박·박근혜(전 대통령과) 이재명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빨리 사면해서 국민 통합으로 가야한다고 회의 석상이나 간담회 상에서 개인적 의견을 냈다”고도 말했다.
이어 임기가 남은 채 여권으로부터 사퇴를 압박 받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을 통해 권력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임기제가 된 것”이라며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에서 새 희망을 본 게 ‘79세대’로의 세대교체”라며 “도전을 해야 한다. 도전해서 최고위원도 하며 노장층과 조화를 이루는 민주당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