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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들 처음 만난 금감원장 “금리상승기에 은행들 지나친 이익추구”

입력 | 2022-06-20 13:24:00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은행장들을 만난 이 원장은 금리·물가상승에 따른 건전성 강화와 소비자 이자부담 완화를 주문했다. 금융권에서 잇따라 반복되는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내부통제에 만전을 다해달라고도 말했다. 2022.6.20/뉴스1 © News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은행장과의 첫 만남에서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겨냥했다. 이 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금리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7개 국내은행 은행장들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취임하자마자 이렇게 시급히 뵙자고 한 것은 현재의 경제·금융시장 상황이 복합적 위기라고 할 정도로 매우 엄중해 금융시스템의 중추인 은행권과 함께 보다 긴밀히 협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진중인 예대금리 산정체계 및 공시 개선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한편 금리인하요구권 제도 운영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주문이 사실상 대출금리 조정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도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는 예대금리와 연결돼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예대금리차 공시 시스템에도 금리를 합리적으로 운용할 방안을 적절히 반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위기 상황에 대비한 가계 부채 관리와 취약 계층 보호 방안도 주요하게 언급됐다.

이 원장은 “앞으로 상당기간 금리·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보다 보수적인 미래전망을 부도율에 반영함으로써 잠재 신용위험을 고려한 충분한 규모의 충당금이 적립되도록 하고 핵심 손실흡수능력인 보통주자본비율도 꾸준히 높여 나가야 하겠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DSR 규제 안착 등을 통해 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달라”며 “은행 자체적으로도 대출금리의 급격한 인상 조정시 연체가 우려되는 차주 등에 대해서는 저금리대출로 전환해주거나 금리조정의 폭과 속도를 완화해주는 방안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이 이날 은행권에 주문한 ‘합리적인 금리 운영’ 발언이 시장 논리를 거스른 지나친 개입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준수 금감원 은행부문 부원장보는 간담회 직후 이런 우려를 일축하며 “은행이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하려면 결국은 차주들의 상황을 보며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그런 차원에서 지나치게 단기적으로 은행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는 국민들과 함께 중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