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초등학생 자녀를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부부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것과 관련해 아동 관련 기관들이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재판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제2의 정인이 사건, 아이가 죽어야만 해결할 것인가? ‘냉골 아동학대 사건’ 아이를 지옥으로 다시 밀어 넣은 판결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돌 무렵에 아이를 입양해서 결국 시설에 분리가 되어서야 학대가 중단되는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아이를 신체, 정서적으로 지속 학대해 온 양부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법원이 선고했다”며 “해당 판사는 부모로서 기본적인 의무를 져버렸다면서도 친딸을 부양해야 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고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의 이혼과 함께 아이를 원룸에 유기했고, 일년 가까운 긴 기간 동안 홀로 방치하면서 한겨울 난방도 없이 이불 한 장과 하루에 한끼만 먹이고, 부엌을 폐쇄해 화장실 제면기 물로 전전긍긍하게 하는 등 신체·정서적 학대와 유기, 방임 행위를 지속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에 불과한 아이는 12월에 ‘얼어 죽을 것 같다’라며 경찰서에 직접 자신이 그동안 당해온 학대를 신고했고, 시설에 위탁되면서 비로소 가해자들로부터 분리되어 비극이 끝날 수 있었으며, ‘엄마를 제발 안 만나게 해주세요. (지역에) 안 있게 해주세요’라며 두려운 학대에 대해 말해왔다”고 했다.
또한 연합회는 “천인공노하고 극악무도한 아동학대의 범죄 행위에 대해 창원지법 판사는 집행유예의 솜방망이 처벌로 모자라 부모가 아이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식의 가정 복귀를 암시하기도 했다”면서 “하동학대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가해자들로부터 피해자를 분리하지 않는 경우 정인이 학대 사건에서 보았듯이 결국 사망에 이르러서야 끝난다”며 아동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당 판사는 시민사회와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아동학대에 대한 중범죄를 경홀히 다뤘으며, 천인공노할 학대를 자행한 이들에게 다시 아이를 지옥으로 밀어 넣는 판결을 했다”며 “우리는 해당 판사가 즉시 법관의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하며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의사회는 “아동학대 범죄가 제대로 처벌 받지 않고, 가해자들로부터 피해자가 분리되지 않는 경우 피해 아동에 대한 아동학대는 정인이의 예에서 볼 수 있듯 결국 사망에 이르러서야 끝난다”며 “해당 판사에게 묻는다. 아이가 결국 사망에 이르러야 가해자들을 단죄하겠다고 나설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의사회는 “아동학대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이고, 어떻게 피해 아동의 삶을 평생 망가뜨리는 중범죄인지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없다면 함부로 법대에 앉아서 헌 칼 휘두르듯 판결봉을 휘두르지 말라”며 “판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법대에 앉아 정의를 행하겠다고 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 없다”고 비난했다.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재판부는 김해 방임 아동 사건에 대해 3회나 학대 신고를 당한 양부모에 대해 솜방망이 처분을 했고,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 아동을 원가정 복귀할 것이란 암시를 했다”며 “아동학대 행위자에게 다시 보호시키고자 한다는 것은 판사가 오히려 아동복지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대받은 아동을 학대 행위자로부터 분리하고 보호하는 아동학대 예방사업의 근간을 뒤집는 판결”이라며 “법원의 엄중한 아동학대 판결을 요구하며, 해당 사건의 솜방망이 처벌과 피해 아동의 원가정 복귀 암시에 대한 판결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해당 부부는 지난 2020년 12월 초등학교 4학년이던 A군을 추위 속에 방치하고, 찬물에 목욕을 시키고 정서적으로 괴롭히는 등 수차례 피해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창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