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족 법률대리 김기윤 변호사는 대통령기록관장이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거부할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2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2020년 9월 사건 발생 직후 유족 측은 월북 증거를 달라고 국방부 해경 청와대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같은 해 11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인권위는 2021년 7월 “해경이 월북의 근거로 도박 빚은 2배로 부풀려 발표했고, 또 다른 근거인 ‘피해자가 정신적 공황상태였다’는 주장도 의사 7명 중 1명만 그렇게 표현했었다”며 인권침해로 결정했다.
김 변호사는 “진술서를 보니까 주목할 점은 진술한 사람들이 ‘월북하려면 방수복을 입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돌아가신 분의 방에 가봤더니 방수복이 그대로 있고, ‘현재 바다에 빠지면 3시간 내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는 말도 돌아가신 분께서 했다”며 “바닷물에 빠지면 3시간 만에 저체온증으로 죽는 걸 아는 사람이 방수복을 안 입고 월북했다는 게 성립이 안 된다고 동료들이 전부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해경이 항소까지 하며 공개를 거부했던 정보가 월북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해주는 증거였다는 것이다.
그는 “청와대 자료도 보고 싶어 5월 25일 대통령기록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공개할지 여부를 6월 23일까지 알려준다고 회신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불타 죽을 때까지 6시간 정도 생존한 것으로 군에서 파악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서면보고를 (다음날) 오후 6시 36분에 받았는데 과연 죽을 때까지 3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당연히 유족 입장에서는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기록관장이 정보 공개를 거부하면,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 재적위원이 찬성 의결하면 정보를 볼 수 있다’는 대통령기록물법이 있어 우선적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찾아가 찬성 의결을 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거부할 경우에는,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한 사람인 문재인 대통령을 부득이 고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유족 측은 이날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유족 측은 “월북이 추정된다”는 당시 정부의 발표에 청와대의 구체적인 지침이 있었다고 판단, 서 전 안보실장과 김 전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우선 고소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