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시스
미국 경제 전문가들이 보는 경기침체 확률이 최근 급격히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조사와 비교해도 미국 경기침체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 17일 경제학자 53명을 대상으로 ‘향후 12개월 내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이들의 답변 평균치는 44%로 조사됐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1월만 해도 같은 질문에 평균 18%라고 답했고, 직전 조사인 4월엔 향후 1년 내 경기침체 확률을 28%라고 봤다.
WSJ은 같은 조사가 시작됐던 2005년 중반 이후 44%라는 수치는 거의 나온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 조사 때도 경기침체 확률은 평균 38%로 추산돼 이번 조사보다 6%p가 낮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에는 28%에 머물렀다.
이번 설문에서 경제학자들은 올 연말에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7%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기대가 나왔던 올 4월 당시 전망(5.5%)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반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3%로 예측돼, 두 달 전 전망치(2.6%)의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은 올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하며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연일 설파하고 있다. 휴일인 19일 바이든 행정부 경제 각료들은 일제히 방송에 출연해 약속이나 한 듯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똑같은 메시지를 일제히 전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 노동시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강력하다. 조만간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본다”며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CBS방송 및 폭스뉴스에 출연해 “많은 이들이 미국 경제의 강인함과 회복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