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대준 씨가 탑승했던 무궁화 10호의 방수복. 이래진 씨 제공
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가 탑승했던 ‘무궁화 10호’의 방수복 사진을 유족 측이 20일 공개했다.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는 이날 동아닷컴에 “팩트 체크를 위해 직접 무궁화 10호에 요청했다. 방금 보내준 사진”이라며 방수복 사진을 보내왔다.
그는 “동생이 평소에도 ‘이런 날씨에 물에 들어가면 얼어 죽는다‘고 말했는데, 이 방수복을 두고 헤엄쳐 월북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또 (월북 목적으로) 수영을 빠르게 하기 위해선 오리발도 착용해야 하지 않았겠나. 동생은 당시 얇은 반팔 차림이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해경이 작성한 무궁화 10호 직원들의 지난 2020년 9월 24일 진술조서 8건에 따르면 실종 당시 그의 방에 방수복이 그대로 있었다고 한다. 또 “대준 형님으로부터 방수복 없이 바다에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3시간 내로 죽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직원 진술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동아닷컴에 “진술서 토대로 이대준 씨가 방수복 없이 추운 바닷물에 들어가면 저체온증으로 3시간 만에 사망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인데, 방수복을 그대로 놔뒀다는 건 월북 정황이 없다는 결정적 근거다”라며 “하지만 해경은 그동안 이 사실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