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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력자유화’ 부메랑… 일부 기업 전기료 2배로

입력 | 2022-06-21 03:00:00

“경쟁통해 요금인하” 소매판매 허용
원자재값 뛰자 일부 요금 급격 인상




일본이 업체들 간 경쟁을 장려해 전기요금을 인하한다는 취지로 도입한 전력자유화 정책이 최근 원자재가 인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소규모 회사들이 폐업하는가 하면, 한꺼번에 전기요금을 2배 가까이 인상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어 기업과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2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사카의 한 플라스틱 공장은 최근 전력회사로부터 “전기료를 2배로 올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6월 말로 해약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공장은 전력자유화 제도 도입 후 생긴 소규모 전력회사와 전력공급 계약을 맺어 왔다. 공장 측은 “전기료가 2배로 오르면 연간 600만 엔(약 6000만 원)을 더 내야 해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전력자유화란 사설 전력회사가 발전소에서 전기를 구매해 기업과 개인에게 소매로 팔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한국에서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사에서 회선을 빌려 가입자를 받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일본 전역에 전기 소매판매를 등록한 전력회사는 700여 곳이다. 시장점유율은 15%에 이른다. 누진제 탄력 적용, 일정 사용량 요금 할인 등 다양한 요금제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가 상승으로 전력 공급가격이 1년 새 30%가량 높아지면서 이 같은 전력회사들의 적자가 불가피해졌다. 일본 정보업체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지난해에 도산하거나 전력 사업을 중단한 업체는 31곳에 달한다.

수도권의 한 소규모 전력회사는 지난달 “전력 매입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전기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며 이달 1일부터 전기 공급을 중단한다고 가입자들에게 통보했다. 가입자들이 기한 내에 다른 전력회사와 계약하지 않으면 전기 공급이 끊길 수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