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한일관계 개선 의지 日기업 자산 현금화 막기 위한 ‘대위변제안’ 피해자에 설명 방침 尹, 日주도 4國 정상회의 참석 검토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시민들이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0.5.1 뉴스1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 합동 기구를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출범시킨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줄곧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이번 민관 합동 기구를 계기로 꼬일 대로 꼬인 양국 관계에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외교부는 관료, 교수, 연구원 등이 참가하는 민관 합동 기구를 금주 중 발족하고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 해법을 논의한다. 민관 합동 기구는 대법원 배상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과 접촉해 현 상황 및 향후 정부 방침을 설명하고 피해자 측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민관 합동 기구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것을 한국 정부가 대신 변제해 주는 이른바 ‘대위변제안’에 대해서도 설명할 방침이다. 대위변제안은 한국 법원에 압류된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막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측은 일본 외무성에 민관 합동 기구가 조만간 출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일본 측에선 “현금화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8월 말 전까지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일본 정부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회의 개최를 검토한다’는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와 관련해 “일본 측에서 4개국 정상회의를 제안했다”며 “국가안보실에서 (이 제안을 접수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한일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에서 당장 다음 달 참의원 선거 등의 일정 등을 이유로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