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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안 해도 돼”…윤리위, 22일 ‘이준석 징계’ 어떤 결론 내릴까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입력 | 2022-06-21 11:20:00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국회 산·학·정 공동 심포지엄-대한민국 의료기기 산업의 미래와 정책’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1일 당 윤리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윤리위가 굉장히 이례적으로 익명으로 많은 말을 하고 있는데 사실 무슨 의도인지 궁금하다”며 “소수 위원들이 계속 인터뷰하는 것은 자신의 뜻을 몰아가려는 어떤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윤리위는 22일 회의를 열어 징계 절차가 개시된 사안들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를 둘러싼 성 상납 의혹 관련 징계도 다뤄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이 불거진 후 증거인멸을 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품위 유지 위반으로 징계 절차가 개시된 상태다. 윤리위는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을 위원회에 출석시켜 사실관계 확인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윤리위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20일 “4월에 저를 회부하겠다고 결정한 것도 특이했는데 회부한 뒤에도 두 달 가까이 시간을 끌었다”며 “두 달 동안 저한테 내상을 입게 만든 다음에 어떤 판단을 하겠다는 것 자체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윤리위 참석과 관련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장소가 어딘지 모르고 시간만 알기 때문에 만약에 장소를 안 알려주면 참석을 못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보훈학술 세미나에 참석해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정치권 안팎에선 윤리위가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품위 유지 위반으로 최소 ‘경고’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윤리위는 이 대표를 향해 ‘부적절한 정치적 행위’를 언급하며 경고를 보냈다. 이양희 위원장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윤리위의 운영에 지장을 주는 부적절한 정치적 행위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윤리위의 권한은 제한적인데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에 준하는 판단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주관적 주장”이라며 “국민적 눈높이를 최우선으로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사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리위가 징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리위가 사법적 기준보다는 도덕적 부분에 대해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22일 회의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윤리위가 당내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결정을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리위가 내릴 수 있는 징계 수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징계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왼쪽)과 설전을 벌이다가 퇴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만약 이 대표가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경우 이 대표 불명예 퇴진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여권에 상당한 후폭풍이 불어 닥칠 수 있다. 

또한 가장 낮은 단계인 ‘경고’ 처분을 받을 경우 이 대표가 대표직은 유지할 수 있지만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20일 성희롱 의혹을 받은 최강욱 의원에게 ‘6개월 당원 자격 정지’ 결론을 내린 것이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국민의힘 윤리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의 중징계 결정이 국민의힘 윤리위에 정치적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윤리위가 22일 회의에서 징계 의결을 보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이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만큼 윤리위가 결론을 내리지 않고 상황을 더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