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리그 8위(65승 8무 71패)에 머물렀던 롯데는 성적 부진의 원인을 마운드에서 찾았다. 지난 시즌 롯데의 평균자책점은 5.37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롯데의 선발 투수 5명 중 3명이 땅볼 아웃보다 뜬공 아웃이 더 많았던 만큼 오프 시즌 외야 담장까지 거리를 늘리고 담장을 높이면 마운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롯데는 홈플레이트를 내야 관중석 쪽으로 당겨 중앙 118m에서 120.5m로, 좌우는 95m에서 95.8m로 늘렸다. 외야 담장도 4.8m에서 6m로 높였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롯데가 안방에서 친 홈런은 16개로 방문 경기에서 기록한 18홈런보다 2개가 적다. 특히 외국인 타자 피터스는 팀 내 홈런 1위(11개)에 올라있지만 안방 홈런은 2개뿐이다. 지난달 18일 KIA전에서는 7-7로 맞선 6회말 한동희(23)가 상대 투수 유승철(24)에게서 뽑아낸 우중간 홈런성 타구가 담장을 맞고 튀어나오기도 했다. 롯데는 이날 7-15로 졌다.
홈런으로 인한 실점 내용을 들여다보면 롯데의 손해는 더 크다. 사직구장에서 롯데는 △1점 홈런 8개 △2점 홈런 6개 △3점 홈런 2개로 26점을 냈다. 만루 홈런은 없었다. 반면 방문 팀은 △1점 홈런 8개 △2점 홈런 4개 △3점 홈런 5개 △만루 홈런 1개로 총 35점이었다. 홈런 개수는 2개 차이지만, 득점에서는 두 자릿수 가까이 손해를 본 것이다.
이번 시즌 롯데의 안방경기 승률은 0.324(11승 23패)로 지난해(0.463·31승 36패)와 비교해 더 떨어진다. 롯데의 사직구장 확대 공사는 결국 ‘방문 팀 어드밴티지’가 돼 돌아왔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