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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나토 회의서 한미일 정상회담 추진”…한일 양자회담엔 ‘난색’

입력 | 2022-06-21 14:00:00


이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조정하고 있다고 일본 NHK와 TV아사히 등이 21일 보도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담에 이어 한일 양국이 복수의 양자회담에서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 각국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싶어하는 의향을 나타내며 한미일 정상회담이 가능한지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미일 정상회담에 호주, 뉴질랜드가 참가하는 5개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외교 정책인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에 맞춰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중국의 동·남중국해 진출 강화,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 미사일 개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과 제휴를 확인할 방침이다. 또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표명한 인태지역 평화 유지 및 강화 등에 대한 구상도 각국에 설명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 등 역사 문제와 7월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국 내 보수강경파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한국과의 양자 정상회담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이르면 금주 중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논의할 민관합동기구를 출범시키는 등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일본 정부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한일 양국간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보류하면서도 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중국 등에 대항한 한국과의 제휴를 강화하고 한일 관계 개선을 원하는 미국 측의 요구에도 부응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처음 대면하게 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