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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입니다”…때 이른 50도 살인 더위에 이라크는 ‘전력 비상’

입력 | 2022-06-21 15:06:00


“지옥입니다.”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에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만성 전력 부족 사태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움 모하메드(74)는 “숨 막히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선풍기를 앞뒤로 흔들어 보지만, 무더운 공기만이 흐를 뿐”이라고 말했다.

여름이 시작된 지 불과 며칠 만에 바스라의 기온은 이미 섭씨 45도까지 치솟았다.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북쪽의 기온도 이미 섭씨 50도를 넘었다.

모하메드는 한밤중 계속되는 무더위에 “하느님, 맙소사”를 외치며 잠에서 깼다고 덧붙엿다.

수십 년간 지속된 분쟁으로 인프라가 무너진 이라크는 가뭄, 반복되는 모래폭풍, 사막화, 일부 강 수위 감소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정전 사태는 더운 날씨가 지속되는 여름에 특히 악화되며, 개인 발전기를 살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이 냉장고나 에어컨을 계속 가동할 수 있는 상황이다.

모하메드는 당국이 발전기를 가동할 형편이 되지 않는 주민들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OPEC(석유수출기구) 국가 중 두 번째로 큰 산유국인 이라크는 수년 동안 이웃 나라인 이란으로부터 가스를 구입해 왔다. 이란은 이라크 전력 수요의 약 3분의 1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라크의 전력 수급 상황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올해 여름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그 결과 4100만 명의 이라크 인구 대부분이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

바스라 바로 북쪽에 위치한 나시리야에 사는 나타크 알 카파지도 “더위 속에서 전기 없이 지내는 것은 아이들과 노인들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지옥”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유엔은 이라크를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상위 5개국 중 하나로 선정했다. 바함 살레 이라크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다가오는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협하기에, 국가적 우선순위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