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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 긴장 고조…에스토니아, 이달 들어 러 대사 두 번 초치해 항의

입력 | 2022-06-22 08:08:00

발트 3국은 옛 소련 영토였지만 이제는 모두 나토 회원국이다. 사진은 영국 공영방송 BBC가 시각화한 1997년 이후 나토의 동진 현황. BBC 온라인 보도화면 갈무리. © News1


에스토니아가 21일(현지시간) 잇단 지역 긴장 유발 행위에 항의하기 위해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지난 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설 이후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불러들여 항의한 바 있다.

이달 들어 두 번째로 이뤄진 이번 대사 초치에는 러시아 헬리콥터의 ‘극히 심각한’ 영공 침해가 이유가 됐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역 긴장 고조를 시사해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스토니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18일 러시아 헬리콥터가 (자국 영공) 동남부 한 지점을 허가 없이 비행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에스토니아는 이번 사태가 의심할 여지 없이 추가적인 긴장을 야기하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매우 심각하고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철수도 거듭 촉구했다. 외무부는 “러시아는 이웃 국가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대가가 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또한 이번 성명을 통해 같은 발트해 연안국인 리투아니아와의 연대를 표명했다.

리투아니아는 자국 옆에 위치한 러시아령 칼리닌그라드로 향하던 러시아 철도 화물에 유럽연합(EU) 제재 대상 품목이 실렸다는 이유로 운송을 중단했는데, 이에 러시아가 외무부 공식 입장으로 반발하면서 발트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발트 3국으로 불리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1차대전 여파로 독립하기 전까지 러시아 제국에 속해 있었으며, 이후 소련에 병합됐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독립해 2004년에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했다.

푸틴 대통령은 표트르 대제 탄신일 350주년인 지난 10일 표트르 대제를 칭송하는 연설을 하면서 옛 소련 국가들을 ‘속국’으로 여기는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푸틴이 칭송한 표트르 대제의 북방전쟁 승리로 러시아 제국에 속하게 된 영토 중엔 현재 에스토니아 수도인 탈린이 있다. 이 때부터 소련 시절까지 이어진 러 복속 역사를 ‘치욕’으로 여기는 에스토니아가 외무부 차원으로 러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것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