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부호 중 한 명이자 테슬라(TSLA)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딸이 더 이상 아버지와 엮이기 싫다는 뜻을 밝히며 법적으로 이름과 성별 변경을 신청했다.
머스크 딸의 원래 성별은 남성이지만 스스로를 여성으로 정체화했고, 법원에 성별과 이름 정정을 요구한 것이다.
2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월 올해 18살이 된 머스크의 트랜스젠더 딸 하비어 머스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법원에 자신의 법적 이름을 비비안 제나 윌슨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머스크는 지난 2000년 캐나다 작가인 저스틴 윌슨과 결혼해 2008년 이혼했고 두 사람 사이엔 비비안을 포함해 5명의 자녀가 있다. 자녀들은 아버지의 명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유지해왔다.
이 중 비비안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의견을 내는 아버지와 갈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는 그동안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었고, 트랜스포비아(트랜스젠더를 배척하고 혐오하는 것)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2020년 12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억압하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적힌 모자를 쓴 18세기 병사가 시체 더미 앞에서 얼굴에 피를 문지르고 있는 그림과 함께 “당신이 ‘그(he/him)’란 단어를 당신의 바이오(트위터 프로필의 자기소개)에 사용했을 때”라는 글을 올렸었다.
머스크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나는 절대적으로 트랜스젠더를 지지하지만 이들과 관련된 모든 용어들은 심미적인 악몽이다”라고 적기도 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성소수자가 평등하게 일하기 가장 좋은 회사’ 중 한 곳이라며 인권 캠페인(HRC) 기업 평등 지수에서 100%의 평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2024년 대선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지사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샌티스는 지난 3월 주 공립학교에서 동성애와 성 정체성 문제에 대한 교육을 금지하는 ‘동성애 금지법’을 발의한 인물이다.
추가적으로 머스크와 그의 딸 사이의 불화에 관한 자세한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주말 머스크는 ‘아버지의 날’을 맞아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내 모든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글을 올렸지만 비비안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