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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랜스젠더 딸 “아빠와 엮이기 싫다”…성별·이름 변경 신청

입력 | 2022-06-22 10:42:00


 세계 최대 부호 중 한 명이자 테슬라(TSLA)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딸이 더 이상 아버지와 엮이기 싫다는 뜻을 밝히며 법적으로 이름과 성별 변경을 신청했다.

머스크 딸의 원래 성별은 남성이지만 스스로를 여성으로 정체화했고, 법원에 성별과 이름 정정을 요구한 것이다.

2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월 올해 18살이 된 머스크의 트랜스젠더 딸 하비어 머스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법원에 자신의 법적 이름을 비비안 제나 윌슨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윌슨은 머스크의 전 부인이자 비비안의 어머니인 저스틴 윌슨의 성이다. 비비안은 소송을 제기하면서 “어떤 방식이나, 어떤 형태로든, 유명하고 부유한 아버지와 연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 2000년 캐나다 작가인 저스틴 윌슨과 결혼해 2008년 이혼했고 두 사람 사이엔 비비안을 포함해 5명의 자녀가 있다. 자녀들은 아버지의 명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유지해왔다.

이 중 비비안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의견을 내는 아버지와 갈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는 그동안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었고, 트랜스포비아(트랜스젠더를 배척하고 혐오하는 것)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2020년 12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억압하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적힌 모자를 쓴 18세기 병사가 시체 더미 앞에서 얼굴에 피를 문지르고 있는 그림과 함께 “당신이 ‘그(he/him)’란 단어를 당신의 바이오(트위터 프로필의 자기소개)에 사용했을 때”라는 글을 올렸었다.

당시 이 트윗은 남성으로 태어나 스스로를 여성으로 정체화 한 트랜스젠더가 자신을 지칭할 때 ‘He’나 ‘Him’과 같은 남성형 대명사를 쓰는 것을 조롱하는 의미로 해석됐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머스크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나는 절대적으로 트랜스젠더를 지지하지만 이들과 관련된 모든 용어들은 심미적인 악몽이다”라고 적기도 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성소수자가 평등하게 일하기 가장 좋은 회사’ 중 한 곳이라며 인권 캠페인(HRC) 기업 평등 지수에서 100%의 평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2024년 대선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지사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샌티스는 지난 3월 주 공립학교에서 동성애와 성 정체성 문제에 대한 교육을 금지하는 ‘동성애 금지법’을 발의한 인물이다.

비비안의 소식은 지난 주말 소셜미디어(SNS)와 유명 뉴스 매체 LA타임스 등에 의해 알려졌으며 오는 23일 관련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추가적으로 머스크와 그의 딸 사이의 불화에 관한 자세한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주말 머스크는 ‘아버지의 날’을 맞아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내 모든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글을 올렸지만 비비안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