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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한 ‘36세’ 박병호, 최고령 홈런왕도 보인다

입력 | 2022-06-22 13:31:00

KT 위즈 박병호. 뉴스1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노쇠화’가 시작됐다는 우려도 많았지만, 새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36·KT 위즈)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역대 최다인 6번째이자 KBO리그 사상 ‘최고령 홈런왕’의 대업도 무난할 전망이다.

박병호는 지난 2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5회말 솔로 홈런을 터뜨려 시즌 20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개인 9년 연속 20홈런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시절이던 2012년부터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던 2016~2017년을 제외하고 매해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KBO리그 ‘전설’ 이승엽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으로 의미가 있다. 이승엽은 앞서 8년 연속 20홈런이 최다였다. 그 뒤로는 최정(SSG 랜더스)이 지난해까지 6년 연속 20홈런을 기록 중이다.

사실 박병호가 올 시즌 홈런 1위에 오를 정도로 활약할 것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다.

박병호는 키움 시절이던 2020년과 2021년 타격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타율이 2할2푸대에 머물렀고, 홈런도 20개를 간신히 넘긴 수준(2020년 21개·2021년 20개)이었다. 노쇠화가 지적되면서 키움이 박병호의 FA 계약을 망설였고, KT가 박병호를 영입할 때도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박병호는 새 팀에서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율은 0.248로 여전히 높진 않지만 장타력만큼은 리그 최고다. 단순히 홈런 개수가 많은 ‘공갈포’가 아니라 경기 막판 혹은 접전의 순간에 홈런을 때리는 ‘클러치 거포’의 모습이다.

이강철 KT 감독도 “박병호에게는 안타를 바라는 게 아니다. 중요할 때 ‘한방’을 쳐주는 게 중요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3년 3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KT의 결정은 현재까지는 완벽한 성공이다.

이같은 페이스라면 박병호는 또 한 번 홈런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는 올 시즌 가장 먼저 20홈런 고지를 점령했는데, 그는 20홈런을 선점했던 2012~14시즌에 모두 홈런왕을 차지했다.

‘투고타저’ 시즌으로 장타가 많이 줄어들면서 2위와의 격차도 상당하다. 현재 홈런 2위는 김현수(LG 트윈스·13홈런)이고 공동 3위가 오재일과 호세 피렐라(이상 삼성 라이온즈·12홈런)다. 김현수와 피렐라는 거포로 보기 어렵고 오재일도 홈런왕에 도전한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박병호의 독주체제가 계속될 전망이다.

만일 박병호가 홈런왕을 차지할 경우 2012~2015년과 2019년에 이어 개인 6번째 홈런왕을 차지하게 된다. 이 역시 이승엽의 역대 최다 홈런왕인 5회를 뛰어넘는 KBO리그 최초 기록이다.

이와 함께 역대 최고령 홈런왕에도 등극하게 된다. 1986년생인 박병호가 홈런왕을 차지할 경우 만 36세의 나이에 홈런왕에 오르게 된다. 현재 역대 최고령 홈런왕 기록은 2005년 만 35세로 홈런 1위에 오른 래리 서튼 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당시 현대)이 보유하고 있다.

박병호는 타점 부문에서도 53타점으로 김현수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시즌 끝까지 1위를 유지한다면 역시 서튼이 가지고 있던 최고령 타점왕 기록까지 갈아치울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