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 로봇 청소기가 등장한 지도 어느덧 18년이 흘렀다. 당시 스웨덴 기업 일렉트로룩스는 세계 최초의 로봇 청소기 ‘트릴로바이트’를 내놨는데, 200만 원대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와 청소의 간편함 등을 내세워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물론 당시 제품들은 자동으로 충전이 안되거나, 적외선 및 초음파 센서 등의 한계, 문턱을 넘지 못하거나 전선을 끌고 다니는 등 제대로 된 물건은 아니었다. 그랬던 로봇 청소기가 주류 청소기로 떠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생활양식과 청소 방식에 변화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아이리버 에이클 INS-100, 청소기와 클린 스테이션이 합쳐진 구성이다. 출처=IT동아
기존의 청소 방식은 유선 청소기를 활용하는 게 대세였지만, 다이슨 등이 무선 청소기를 공개하면서부터 가벼운 청소기를 자주자주 활용해서 청소하는 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배터리 기술과 센서 기술, 사물인터넷 등이 발달하면서 로봇 청소기의 성능과 실용성이 크게 향상돼 지금에 이른다. 최근의 로봇 청소기는 과거와 다르게 제값을 톡톡히 해내는 편이며, 실용성이나 청소 성능도 사람 못지않다. 50만 원대 로봇 청소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이리버 에이클 INS-100을 바탕으로 로봇 청소기의 현재를 짚어본다.
자동 먼지 비움 기능에 물걸레질까지, 아이리버 에이클 INS-100
크기는 가로 세로 350mm 정도의 원형이며, 무게는 약 3.7kg이다. 출처=IT동아
아이리버는 아스텔앤컨 등 사운드 제품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최근에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생활 가전 및 스마트 가전 등을 출시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로봇 청소기는 충전용 도킹스테이션이 적용된 INR-100과 충전 및 먼지통 비움 기능이 결합된 클린스테이션 기반의 INS-100이다. 두 제품의 성능이나 구성은 차이가 없지만 먼지통을 직접 비우는 클린스테이션쪽이 손이 덜 간다. 합리적인 구성을 원한다면 INR-100을, 집안 청소에 신경을 끄고 싶다면 클린스테이션이 탑재된 INS-100이 더 적합하다.
정면 및 하단 등 다양한 방향에 ToF 센서가 배치돼있으며, 상단에 LDS 센서가 회전하며 장소를 파악한다. 출처=IT동아
로봇 청소기의 주행 성능 및 장애물 회피를 위한 센서는 360도 회전하며 공간을 측정하는 LDS(Laser Distance Sensor)센서와 더 확실한 장애물 인식률을 제공하는 ToF(Time of Flight) 센서를 둘 다 활용한다. LDS 센서는 레이저를 쏘아 피사체 및 장애물의 형태를 구분하는 센서로 초당 2천300회씩 최대 8미터 거리를 스캔한다. ToF는 빛을 쏜 뒤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보급형 제품은 LDS나 ToF 중 하나만 장착하는 편이지만, INS-100은 둘 다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성이 높다. 센서 덕분에 주행 시 충돌 방지와 전면 사물 감지, 9cm 이상 높이 시 낙하 방지 기능이 동작한다.
브러시와 물걸레는 분리해서 청소할 수 있으며, 먼지통에는 헤파 필터가 부착돼있다. 출처=IT동아
청소 기능은 사이드 브러시가 먼지를 흡입하고, 3단계로 출수량을 조절하는 전자 제어식 물걸레 모드와 하단 UV 라이트 기능이 함께 적용된다. INS-100의 흡입 효율은 약 2천700파스칼로 사탕이나 쇠구슬 정도까지는 흡입할 수 있다. 흡입력 자체는 동급 가격대의 로봇 청소기들과 비슷한 수준인데, 일반 가정집 청소 수준에서는 문제가 없다. 또한 흡입된 공기는 내부의 헤파 필터를 거쳐 꽃가루나 미세먼지 등이 걸러진 뒤 배출된다. 사물 인터넷 기능을 조합해 아이리버 INS-100의 청소 기능을 직접 활용해봤다.
청소 명령은 기기의 버튼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앱을 통해 명령하는 게 효과적이다. 출처=IT동아
청소 구역은 약 40평 규모에 3개의 방과 거실, 주방이 붙어있는 형태의 주택으로, 아파트와 달리 장애물이 많고 회의용 대형 테이블 등이 대거 배치돼있다. 사용 전 INS-100을 뒤집어 먼지통 안쪽에 물을 채워 넣은 다음 물걸레를 장착한다. 마른 청소만 할 예정이라면 생략해도 된다. 그다음 스테이션과 청소기를 설치해 충전을 시작하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청소를 시작한다. 더 정확한 청소 상황 및 지시를 내리기 위해서는 ‘에이클’ 앱을 다운로드한다.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앱을 활용해 약 30분 간 지도를 만들어봤다. 앱에서는 청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이 제공된다. 출처=IT동아
앱 설치가 끝나면 와이파이와 청소기를 무선으로 연결한 다음, 청소를 시작한다. 일단 INS-100은 SLAM, 동시적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 기능을 기반으로 주행한다. 주행을 하면서 센서 기능을 활용해 직접 지도를 생성한 다음 청소를 진행한다. 이때 청소는 약 1분에 1평방미터 정도를 진행하며, 31평방미터를 청소하는 데 약 32분이 소요됐다. 다만 매우 얇은 러그나 전선은 장애 요인이 되므로 가급적 정리를 해놓는 걸 추천한다. 배터리는 6천400mAh를 채용해 저소음 기준 4시간 30분 정도 활용할 수 있는데, 32평 아파트라면 표준 모드로 한 번 전체 청소를 하고 남을 정도다.
먼지통은 충전이 시작될 때 자동으로 비워지며, 충전 횟수에 맞춰 비우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출처=IT동아
INS-100이 한차례 돌고 나서부터는 앱 상에 지도가 생성된다. 이후부터는 지도를 바탕으로 금지 구역이나 물청소 금지 구역, 가상 벽 등을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옵션을 통해 예약 청소나 원격 조종, 청소기 위치 확인, 카펫 자동 인식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청소가 마무리되면 자동으로 클린스테이션으로 복귀하는데, 충전에 앞서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운다. 먼지통의 용량은 스테이선 전면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꽉 찼을 때 직접 갈아주면 된다.
가격대 성능비는 무난, A/S도 좋은 편
기본기가 튼튼한 제품을 찾는다면 답이될 수 있다. 출처=IT동아
로봇 청소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출력이나 성능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가격대 성능비도 중요하다. 기능은 기본기만 충분하면 된다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에이클 INS-100은 충분한 기본기를 갖추면서, 매력 포인트가 많은 제품이다. 일단 출력이나 물걸레질, 앱 연동이나 제품 품질 등은 평균 이상이다. 백색에 무난한 디자인이라서 밋밋한 느낌을 줄 순 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장점일 수도 있다.
아이리버 에이클 INS-100의 가격은 공식 스토어에서 출시일 기준 54만 원대며, 스테이션이 제외된 INR-100은 45만 원대다. 가격 측면에서는 동급의 제품들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A/S는 조금 더 낫다는 평가다. 다른 제품들 역시 A/S에 문제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리버는 예전부터 다른 가전까지 폭넓게 수리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기업이고, 또 본사에서 직접 수리한다. 출처가 불분명한 기업 제품보다는 한결 낫다. 긴 배터리 시간과 모난 곳 없는 품질, 충분한 기본기를 갖춘 제품을 찾는다면 답이 될 수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