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 파주 폐현수막 재활용업체 ‘녹색발전소‘와 김순철 대표.
“폐기물로 만들어졌다는 점 때문에 현수막 재활용 제품에 대한 인식이 아직 좋지 않고, 구매자도 많지 않아요. 선거 현수막을 수만 장 가져온다고 해도 모두 재활용하는 건 불가능한 게 현실입니다.”
20일 경기 파주시 폐현수막 재활용 업체 ‘녹색발전소’에서 만난 김순철 대표(64)는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이 업체는 현수막을 활용해 에코백, 모래주머니 등을 만든다. 이날 창고 안에 쌓여 있는 현수막 수만 장 가운데 선거용 현수막은 300여 장에 불과했다. 김 대표는 “선거 현수막은 부동산 홍보 현수막 등과 달리 돌가루 등 불순물 비율이 높아 재활용하기 썩 좋지 않다”라며 “제품 재료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선거 때마다 현수막 수만 장이 버려지며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재활용되는 것은 여전히 4장 중 1장 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거 현수막 대부분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대선 기간 쓰인 현수막 1111t 가운데 재활용된 것은 273t(24.6%)이었고, 561t(50.5%)는 소각됐으며, 나머지 277t(24.9)은 매립됐거나 관공서 창고 등에 보관 중이다. 현수막을 소각 또는 매립하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시·도별 재활용률 편차도 컸다. 경기, 대구, 울산 등은 선거 현수막 재활용률이 40% 이상이었지만 세종과 제주는 0%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 업체 등의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역의 재활용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선거 때 현수막을 가능하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수막 등을 수거해 재활용 업체에 공급하는 서울시 재활용센터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전기현 팀장은 “공급에 비해 소비자 수요가 따라주지 않아 지금보다 현수막 재활용률을 높이는 건 어렵다”며 “선거 때 현수막을 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