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신뢰 못해” 檢수사 요구 與진상조사TF, 인천해경 찾아… “해경확인 감청자료 원본 아닌 요약”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피해자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김기윤 변호사가 22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020년 서해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의 유족이 ‘월북 조작’ 의혹이 있다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 문재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22일 검찰에 고발했다.
유족은 이날 오전 서 전 실장과 김 전 수석 및 이광철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유족 측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국가안보실과 민정수석실이 내린 지침으로 (사건이) 월북으로 조작된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고발한다”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신뢰할 수 없다며 검찰의 직접 수사를 요청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김진욱) 공수처장이 사건을 수사한다면 유족에게 2차 가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이어 2020년 10월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3차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윤성현 당시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현 남해지방해경청장)과 김태균 당시 해경청 형사과장의 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봉훈 해경청장은 ‘국방부 책임론’을 거론했다. 정 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6월 국방부에 수사상 필요한 특수정보(SI)를 요청했으나 국방부 측이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사실상 월북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여권의 대통령기록물 자료 열람 요구에 대해 “공개를 꺼릴 이유는 없다”라면서도 “남과 북 사이에 있던 일들을 모두 문제 삼아 하나씩 다 공개하고 정쟁화하면 앞으로 남북대화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라고 했다. 이 씨 유족들은 24일 우 비대위원장을 찾아가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정식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