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성상납 관련 의혹’ 결론 못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가 22일 회의를 열고 이준석 대표(사진)의 성 상납 관련 의혹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윤리위는 해당 의혹에 연루된 이 대표의 측근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고, 다음 달 7일 윤리위를 다시 열어 이 대표의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여부를 의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집권여당 대표 징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이 대표 관련 안건을 놓고 논의했고, 김 실장의 소명을 들은 뒤에도 장고를 이어갔다. 핵심은 이 대표가 김 실장을 통해 성 상납과 관련된 증거인멸을 교사했는지다. 앞서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김 실장이 1월 사건 관계자를 접촉한 뒤 작성한 투자유치 약속증서를 제시하며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에 대한 증거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약 90분 동안 김 실장의 소명을 들은 윤리위는 격론 끝에 이날 오후 11시 53분경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김 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며 “사유는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한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에 대해서는 “4차 윤리위를 7월 7일 개최하고 (이 대표의) 소명을 청취한 후 (징계 여부를) 심의 의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 징계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 대표의 징계 여부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날 윤리위가 김 실장에 대한 징계 개시를 의결하면서 이 대표 역시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윤리위원은 “징계 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징계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은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태도다. 이 대표는 이날 윤리위가 열리는 동안 회의장인 국회 본청 228호 인근 당 대표실에 내내 머물며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 대표는 이 위원장의 발표 뒤 “오늘 윤리위에 출석해서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했으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 길어지는 절차가 당 혼란(수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구성원이 안다”며 윤리위의 결정 유보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