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살리기’ 공방에 더 꼬인 원구성 협상 권성동 “李살리려고 협상 지연” 박홍근 “대화때 ‘李’자도 안나와” 예정된 원내대표 회동 취소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기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에 같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 원(院) 구성을 두고 맞서고 있는 여야가 22일에는 ‘이재명 살리기’ 공방으로 거세게 충돌했다. 원 구성 협상과 무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등에 대한 고소·고발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국회는 24일째 공전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 ‘새미래’ 창립 세미나에서 “(민주당에서) 대선 때 고소·고발을 상호 취하하자는데, 전부 이재명 의원과 관련된 것”이라며 “이 의원을 살리기 위해 정략적으로 (협상을 지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구성을 위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담 중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고소·고발 취하 논의가 오갔다는 것.
여당이 이 의원을 언급하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의원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홍근 원내대표는 “여야 협상 과정에서 이재명의 ‘이’자도 안 나왔다”며 “(권 원내대표가) 사실을 왜곡한 것을 바로잡고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중 만남을 갖지 않겠다”고 했다. 협상에 참여했던 진성준 원내수석도 “원 구성 조건과 무관하게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양당이 정치적으로 고발한 것들이 있으니 신뢰 회복 차원에서 취하하는 게 어떠냐고 의사 타진을 한 적은 있다”며 “이에 대해 상대 (원내)수석도 공감을 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상임위 배분과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더해 고소·고발 취하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여야 협상은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권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민주당의 협상 조건에 굴복하면 안 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권 원내대표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30일 열리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때문에 국회의 개점휴업은 7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