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를 보고 있자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공연 전체가 이렇지 않아요. 하지만 이런 이슈가 터지니 앞으로 관객들이 공연계를 어떻게 생각할지 참 막막하네요.” (공연 관계자 A, B 씨)”
“뮤지컬에 관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어느 정도 눈치는 챘을 겁니다.” (뮤지컬 관객 C 씨)
최근 ‘뮤지컬 인맥 캐스팅’ 논란이 터진 후, 공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이슈가 대화의 주제로 빠짐없이 나오고 있다. 기자 역시 몇몇 공연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터질 게 터졌다’였다. 다만 이런 방식으로 문제가 제기돼 안타깝다는 말도 나왔다.
이윽고 뮤지컬 커뮤니티 등에서는 옥주현의 ‘엘리자벳’ 캐스팅 관여설이 화두가 됐다. 이에 제작사 측과 옥주현 측은 “캐스팅은 제작사의 권한”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특히 옥주현 측은 루머를 유포한 김호영과 악플러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초강수를 뒀고 이와 관련해 김호영 측도 맞고소를 하겠다 나섰다.
이에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 최정원, 그리고 연출 및 음악감독인 박칼린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소송사태에 비탄의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지금의 사태는 정도(正道)가 깨져 생긴 일”이라고 탄식했다. 또한 뮤지컬에 참여하는 모든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자정(自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의 성명서가 비단 이번 사태로만 국한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작품과 배우는 공생관계라고 할 수 있다”며 “배우가 없는 작품은 없고, 작품이 있어야 배우도 있는 게 아닌가. 서로 수십 년간 지내다 보니 자연스레 타성에 젖은 것”이라고 지적하며 공연계가 스스로 뉘우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우려가 되는 점은, 관객들이 이번 사태로 공연계를 비관적으로 바라볼까 하는 두려움”이라며 “코로나19로 공연계 종사자들은 수년간 힘든 시간을 겪었고 이제야 다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무대를 준비하는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자신의 공연을 찾아주는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번 논란이 공연계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