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속 폭염 덮친 지구촌-해외] 북아프리카 뜨거운 바람 영향… 스페인-獨-佛 등 살인적 더위 獨-그리스선 산불에 주민 대피소동… 中남부, 60년 만에 기록적 폭우 광둥성 홍수-산사태로 50만명 피해… 전문가 “기후변화 탓 이상고온”
유럽 대부분 지역이 때 이른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스페인뿐 아니라 독일도 최고기온이 이미 40∼43도를 넘겼다. 프랑스도 100년 만에 가장 더운 5, 6월 날씨를 기록하면서 남서부 지역의 각종 행사가 취소됐다. 이 같은 유럽의 이상고온현상은 북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아프리카 사막의 고온 건조한 먼지바람은 곳곳에서 산불을 일으키기도 한다. 독일 베를린 남서부 지역에서 17일 시작된 산불은 19일 도심에서 20km 떨어진 지역까지 번져 주말 동안 수백 명이 대피했다. 소방 인력 수백 명과 군 헬기까지 진화 작업에 동원됐고, 20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불길은 잦아들었다.
그리스에서도 에비아섬 중심부에서 산불이 번지면서 불길이 민가 800m 앞까지 접근해 주민들이 대피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소방 당국은 지난 한 주간 산불이 200건 이상 신고됐다고 밝혔다.
한 지역의 폭염은 다른 지역의 집중호우로도 이어진다.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대기의 습도가 7% 증가하며, 이로 인해 물을 많이 머금고 있던 공기가 갑자기 폭우로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이상고온 현상이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960년 9400t에 불과했던 전 세계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0년 약 3만5000t으로 급증했다. 3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122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 기록되는 등 두 지역의 폭염 발생 빈도가 산업화 이후 30배가량 잦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4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에는 각국이 제시한 온실가스 배출 감소 목표치를 달성한다고 해도 지구 온도는 향후 10년간 1.5도 높아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담겼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