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올 1분기(1~3월) 4인 가족의 월평균 식비가 100만 원을 넘어섰다. 농산물 가격이 높아진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했다.
26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 1분기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는 월평균 106만6902원으로 100만 원을 넘어섰다. 1년 전(97만2286원)과 비교하면 9.7%(9만4616원) 증가했다. 식비는 식료품 구입비와 식당 등에서 쓰는 외식비를 합한 것이다.
항목 별로는 외식비(48만6129원)가 1년 새 17.0%(7만667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지출한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구입비(58만773원)도 4.3%(2만3948원) 증가했다.
감자와 양파 등도 봄철 가뭄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크게 올랐다. 24일 감자 20㎏의 도매가격은 4만480원으로 1년 전(2만3660원)보다 1만6820원(71.1%) 올랐다. 한 달 전(5만1876원)보다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이다. 양파는 24일 기준 15㎏의 도매가격이 2만2160원으로 1년 전(1만530원)보다 1만1630원(110.4%) 높았다.
추 부총리는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6일 KBS 일요진단라이브에 출연해 “6월 또는 7월에 6%대의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국제 곡물가가 급등해 그 영향을 저희가 필연적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이 해외발 요인이어서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좀 떨어지면 숨통이 트일 텐데 당분간은 그런 상황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반적으로 고물가가 상당기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전기요금 인상 움직임에 대해서 추 부총리는 “전기요금 인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상요인이 누적된 것은 지난 5년 동안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이라며 “차일피일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조만간 적정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최혜령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