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윤석열 정부가 드디어 ‘반노동 본색’을 드러냈다”라며 직격하자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직접 땀 흘려 돈을 벌어본 적은 있으신지 궁금해진다”라며 조목 조목 반박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업주들의 요구대로 최저임금은 동결하고, 1주일에 최고 92시간까지 일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한다”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서른다섯 번이나 언급했던 자유는 ‘기업의 자유’였던 것을 고백했다”라며 “자유는 곧, 여유다. 여유가 없으면 자유도 없다. 지금 자유가 절실한 것은 기업이 아니라 일하는 청년과 서민과 중산층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이들에게 더 많은 노동을 강요하면서 자유를 빼앗고 있다”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일이 많을 때는 오래 일하고 적게 쉬고, 일이 적을 때는 적게 일하고 오래 쉬자는 노동시간 총량관리제는 얼핏 듣기에 합리적인 것 같지만 사측의 권리와 노동자의 권리가 대등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더 오래 일을 시키려는 기업의 권리는 늘어나고, 더 길게 쉬려는 노동자의 자유는 줄어들 것”이라며 “우리나라 평균 국민소득은 이탈리아와 일본 수준에 도달했는데 삶의 질은 30등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노동자는 세계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이 넘게 더 일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과로사 사망자가 1년에 2600명이고 산재로 사망하는 노동자도 828명이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1970년대로 시계를 돌리고 있다”라며 “야근으로 초토화될 노동자의 건강과 휴식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이에 박 대변인은 즉시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땀 흘려 돈을 벌어본 적은 있으신지 궁금해진다. 제가 친절하게 설명해드릴 테니 잘 보고 공부하시기 바란다”라며 총 다섯 가지의 부제를 달고 일일이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먼저 “진짜 약자들은 경직된 규제의 수혜자가 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상 대기업은 주 52시간제를 엄격히 준수한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안정된 사이클 안에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게 맞다”라며 “하지만 중소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각종 꼼수, 편법으로 제대로 수당도 지급하지 않은 채 야근과 특근을 사실상 강제한다. ‘그 정도 규제도 감당 못 할 수준이면 문을 닫으라’고 다그쳤을 때 피해를 보는 사람은 다름 아닌 힘없는 근로자들”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 제시안은 월 단위로 더 일하는 주와 덜 일하는 주를 평균 내어 주 52시간을 달성하는 방식”이라며 “노동 선진국인 유럽도 연 단위로 총량을 정해놓고 평균치를 맞추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박지현씨 주장대로면 유럽 국가들도 ‘반노동 본색’을 드러내 근로자들의 자유를 빼앗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요구 등과 관련해선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이 고용을 줄이게 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또한 최저임금이 올라가는 만큼 물가가 상승해 소득 증대 효과는 상쇄되며 경제 회복 속도도 지체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정책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현실을 좌시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현실은 유토피아가 아니다. 제발 현실을 직시하시라.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 간 후퇴시킨 대한민국의 경제 현실을 보고도 깨닫는 게 없다면 그냥 정치판을 떠나주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일 것”이라고 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